LGU+와 손잡고 '스마트HACCP' 도입한 오태중학교의 급식 관리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스마트 급식의 현장 오태중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서울에서 2시간 반 KTX를 타고 김천·구미역에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를 30여분, 구미 오태중학교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는 19년 경력의 신현욱(45) 영양교사가 우리를 맞이했다. 교정은 아이들이 한창 수업 중인 시간이라 매우 조용했다.
우리는 30여분 간 신현욱 영양사로부터 최근 위생관리시스템에 이동통신사(LG유플러스)의 무선통신 기술을 도입했다는 오태중학교의 급식관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는 설명 내내 오태중학교의 급식관리체계에 대해 "전국·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효율적이고 위생적인 시스템"이라며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신씨는 오태중학교의 급식 조리사들은 센서, 중계기와 무선으로 연결된 태블릿PC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식단 구성부터 스스로의 위생상태, 조리과정·온도·세척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러한 입력사항을 영양사가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공상과학 소설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오후 12시30분, 드디어 점심시간. 우리는 신씨의 말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식당으로 이동하자 이미 배식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다. 우선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린 후 배식을 받아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데 학교 급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싱싱하고 다양한 음식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급식을 먹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도 매우 밝았다. 바로 옆에서는 "오늘도 대박이야. 완전 맛있어"라는 한 학생의 감탄사가 들려오기도 했다.
정신없는 점심시간이 끝난 후, 우리는 신발에 덧신을 대고 흰색 가운을 걸친 뒤 위생모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구에서 발소독을 거친 뒤에야 조리실 내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 조리실에 들어서자마자 입구쪽에는 조리사들이 착용하는 신발과 가운, 청소도구 소독기와 함께 태블릿PC가 배치돼 있었다. 신현욱 영양사는 "바로 이 태블릿PC에 설치된 앱을 통해 조리사들이 급식의 전 과정을 입력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돼있다"며 직접 조리사에게 시연을 부탁했다. 조리사는 터치 몇 번을 통해 간편하게 그날의 식단 구성과 식재료 상태, 조리과정별 시간 등을 입력했다.
또 오태중은 이번에 도입한 시스템으로 LTE 무선망을 활용한 온·습도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이 가능해졌다. 이날 동행한 김상균 LG유플러스 BS대구지점 고객담당 김상균 부장은 "배터리 방식으로 동작하는 무선 온도센서가 실시간 온도정보를 수집해 앱에 자동으로 입력되는 방식"이라며 "매일 일일 보고서를 스스로 만들어 담당자인 영양사에게 메일로 발송되며, 측정 온도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문자 메시지 전송 기능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신현욱 영양교사는 "무엇보다 수기로 작성하던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양식지와 서류결제가 필요없어져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며 '스마트HACCP' 도입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전에는 모든 과정에 대한 점검과 관리, 결제가 서면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한달에 종이를 80~130여장 사용했다는 것이다.
물론 LG유플러스의 스마트HACCP 프로그램인 'U+ Biz 스마트프레시(SmartFresh)' 도입으로 비용금액 자체는 늘어났다. 신씨는 "태블릿PC와 앱, 송수신기 등의 설치비용만 700만원이 들었고 월 통신요금은 1만3200원이 든다"며 "종이를 쓸 때보다 돈은 더 들지만 훨씬 더 위생적이고 효율적인 급식 관리가 가능해져 아이들에게 좀 더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은 식품의 안전성을 보증하기 위해 식품의 원재료 생산, 제조, 가공, 보존, 유통을 거쳐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식품을 섭취하기 직전까지 각각의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해한 요소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로,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에 HACCP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고 의무품목을 선정해 2012년까지 의무적용을 시행을 마쳤다. 현재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 급식에서는 이 HACCP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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