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지난해 부실털기에 나서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국내 건설사들이 2014년 1분기 들어 전환점을 맞았다.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전분기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2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3565억원, 영업이익 11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각각 29.6%, 80.2% 늘어났다. 호주 로이힐, 카타르 도하 메트로 등 양질의 프로젝트가 착공에 돌입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늘어난 결과다. 특히 올해 1분기 건설부문의 수주실적은 2조3000억원으로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 영국 머세이 게이트웨이 교량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만 2조원의 실적을 올렸다.
다만 상사부분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상사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165억원, 5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4.2%, 19%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건설과 상사를 합한 삼성물산 전체의 1분기 매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3.4% 줄어든 6조47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54억원, 14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71%, 133.1% 증가했다.
대림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46억원으로 전기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2조1543억원으로 11.68%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중견사들의 실적 발표도 시작됐다. 23일 한라(옛 한라건설)는 1분기 매출액 4539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42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동기에 비해 5.5% 증가해 올해 1분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한라 측의 설명이다.
실적 발표가 예정된 다른 건설사들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굵직한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이달 초 증권사들은 1분기 대형사들의 예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치를 줄줄이 내놨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실적 악화 이후 수익성 위주의 선별 작업을 통해 올해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며 “1분기 실적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다면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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