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는 20일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일본 국가공안위원장이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과 관련, "국제여론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후루야 위원장의 신사참배와 관련해 정부 입장을 내고 있같이 비판했다.
외교부는 "이웃 나라와 국제 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지난 12일 신도 총무대신에 이어 후루야 국가공위원장이 또다시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지난달 13일 '아베 내각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아베 일본 총리의 약속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질타했다.
외교부는 이어 "일본의 정치인, 특히 정부에서 일하는 각료들은 잘못된 역사인식과 역사 퇴행적 언행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고 주변국들과의 선린우호관계를 심각하고 훼손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후루야는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하루 앞둔 이날 신사를 찾았다. 그의 참배는 아베 내각 관료로는 지난 12일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에 이어 두 번째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공무 수행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휴일인 오늘 신사를 찾았다"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혼들에게 진심어린 조의를 표하고 기도하는 것은 일본인에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 등 246만6000여명의 영령이 합사된 곳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후루야는 매년 춘계·추계 예대제와 8월15일에 정기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도 총무상도 지난 참배 때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12월26일 야스쿠니 참배 후 "국가지도자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 아베총리는 23일 방일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의식한 듯 21일 시작되는 예대제에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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