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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후 첫 주말 안산, 텅빈 시내…시민들 촛불집회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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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표정의 안산 시민들…"뉴스 듣기 힘들어 라디오도 안켠다"
-단원고 재학생 주최 촛불집회 2000명 몰려…"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집회행사 학생들 엄숙·일사분란 움직임, 사고 후 허둥댄 어른들 모습과 대조돼

[안산=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인데... 말할 기분이 아니죠.”
안산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50)는 “뉴스 듣고 있기가 힘들어 (차안에서) 라디오도 켜지 않고 있다”며 “길에 사람도 없고 일할 기분도 아니어서 일찍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나흘째인 19일 안산의 공기는 무거웠다. 사고 후 첫 주말, 안산 시내 중앙동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하나같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토요일 오후 8시 안산에서 가장 번화해야 할 중앙동은 매우 한산했다. 26년 동안 안산에서 살아온 한성용씨(52)는 “주말이면 10대, 20대 애들로 북적이는 곳인데 오늘은 정말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애들 2명이 다 대학생이라 한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너무 착잡하다”고 했다. 그는 “안산 외부 지역 사람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서울에 사는 어머니도 사고소식을 접하자마자 전화를 해서 (안산에 터를 둔) 처가 식구 중 누가 사고를 당한 게 아닌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학생들을 못 구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교감선생님에 대해서도 “나랑 동갑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후 첫 주말 안산, 텅빈 시내…시민들 촛불집회 몰려 19일 안산 단원고 재학생과 동문회가 안산 초지동 화랑유원지에서 연 촛불집회에 안산의 시민과 학생 2000여명이 참석해 실종자들의 무사기환을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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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주말이었으면 이곳 중앙동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있었을 안산의 고교생들은 이날 저녁 안산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있었다. 이날 촛불집회는 단원고 재학생과 동문회의 주최로 마련됐으며 안산 시내 중고교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답답한 마음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집회는 매우 엄숙하고 조용하게 진행됐다. 선후배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단원고 재학생들의 낭독이 이어지면서 훌쩍이는 소리만 커져갔다.

행사진행요원으로 일하고 있던 단원고 졸업생 엄주현씨(21)는 “모교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 달려왔다”며 “졸업생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2때 수업을 들었던 문학선생님을 잃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촛불집회 소식을 듣고 친구 10여명과 같이 왔다는 권구완군(17)은 “단원고 학생은 아니지만 실종자 명단에 중학교 선배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이렇게 큰 일인지 몰랐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며 인터뷰 내내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얘들아, 우리 목소리 들리니? 기다리고 있어. 꼭 돌아와줘” 행사가 끝날 무렵 학생과 시민들의 합창에 학생과 시민들의 흐느낌이 더욱 커졌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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