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매화마을1단지 1천억원 규모 리모델링공사 시공사 선정에 단독 입찰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한진주 기자]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전격 허용된 후 첫 사업의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이 선정될 전망이다. 경기 분당 매화마을1단지 시공사 선정입찰에 포스코건설만 단독 참여해서다. 시장의 관심은 높았으나 지자체가 아직 기본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데다 수익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면서 건설사들이 관망자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동 매화마을1단지 리모델링조합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포스코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했다. 1000억원 규모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사업으로 그동안 수십개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경쟁구도가 되지 않아도 시공사 선정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조합은 다음 달 총회를 열고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용준 조합장은 "현장설명회 등에서 보인 관심에 비해 입찰에 나선 건설사들이 예상보다 적었다"면서도 "기존 사업 계획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정대로 다음 달 조합원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의견을 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9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전체 2만6360㎡에 지하 1층, 지상 15~20층짜리 6개동이 들어서 있다. 주택은 전용면적 67~81㎡ 562가구로 이뤄져 있다. 리모델링을 통해 84가구가 늘어난 646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2009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해왔지만 수익성 때문에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리모델링으로 최대 3개 층까지 증축할 수 있도록 주택법이 개정되며 추진속도가 빨라졌다. 건설사들도 관심이 높았다.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 단지의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SK건설 등 18개 건설사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데 포스코건설만 입찰서를 낼 정도로 많은 건설사들이 입찰을 망설인 이유는 수익성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업인 데다 법통과가 지연되면서 후속조치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사업 인·허가권자인 지자체는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데 성남시는 이 결과가 연말에나 나온다. 서울시는 아직 용역 발주조차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진출 준비는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 예정 단지들을 대상으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업성 분석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 입찰한 포스코건설의 경우 지난달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전담하는 그린리모델링사업그룹을 신설했다. 건축사업본부 산하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수주, 사업계획, 구조검토, 평면설계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은 2년여 전부터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대상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선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사업이어서 건설사들도 사업 참여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면서도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은 재개발·재건축보다 사업 위험이 낮기 때문에 향후 일반분양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다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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