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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현오석·이주열 '밀당' 팀워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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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현오석·이주열 '밀당' 팀워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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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지난 12일(현지시간) 오전 8시 미국 워싱턴DC의 웨스틴호텔 1층.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들의 조찬간담회가 예정됐었다.


간담회 장소로 들어오던 이 총재의 옆에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있었다. 예고에 없던 방문에 기자들이 놀라자 현 부총리는 "간담회가 있다는 걸 알고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내가 안내하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이 총재와 짤막한 덕담을 나눈 뒤 자신의 예정된 식사장소로 떠났다.

현 부총리와 이 총재는 회의기간에도 한국을 대표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로서 보이지 않는 팀워크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 부총리는 이 총재의 한은 입행 선배이자 각종 국제회의의 유경험자로서 회의기간 각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에 이 총재를 소개했다. 중앙은행 총재는 임기가 보장돼 있어 자주 교체되지는 않지만 재무장관은 사정이 달라서다. G20과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기간 내내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한다.


두 사람에게는 비슷한 점도 있다. 학교는 다르지만 한은 입행 선후배이고, 내부출신으로 외부에 있다가 수장으로 돌아온 것도 같다. 성격도 부드럽고 원만하다. 경제상황 인식도 대체로 비슷했고 고용을 통한 성장과 물가안정의 목표도 같았다. 이 총재는 "재정과 통화정책이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으니 각자의 기능을 충실히 하되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엇박자를 내면 재정이나 통화정책 모두 효과가 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전임 김중수 총재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김 전 총재는 적극적인 성격에 때론 공격적이기도 했다.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정부와 정책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현 부총리와 이 총재가 팀워크를 공개 선언했지만 막상 팀플레이까지 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통화정책이 성장만 고려할 수 없다. 각각 1000조원이 넘는 공공부문과 가계 부채를 생각하면 금융안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재정과 통화는 한꺼번에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팀플레이를 하려면 때론 예스(Yes)도 필요하도 때론 노(No)도 필요하다. 기자와 취재원과의 관계법칙인 '불가근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은 현 부총리와 이 총재에도 필요한 관계다. 요즘 유행어로는 '썸 타는 관계'다.




워싱턴DC(미국)=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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