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호텔 객실 이용율 78.9% 불과"..."학습권 침해하는 규제 완화 중단" 촉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부가 외국관광객용 숙박시설 부족을 이유로 규제를 완화해 학교 주변 호텔 건립까지 허용하려고 나선 가운데, 정반대로 현재 서울 시내 호텔의 객실이 여유가 많아 정부가 사실 관계를 호도해가며 대기업에 특혜를 주려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보도자료를 내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및 서울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 기준 서울 시내 호텔 객실 이용률은 78.9%에 그쳐 여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이 인용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서울 시내 각종 호텔의 판매 가능 객실 수는 840만2784개(호텔객실수*연간 일수)인데, 이중 실제 판매된 객실 수는 662만8780개로 이용률 78.9%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최고의 여행 성수기로 가장 이용률이 높은 10월에도 84.2%에 그쳐 여유가 있었고, 가장 한가한 비수기인 1월에는 68.2%에 그쳤다.
이처럼 서울 시내 호텔 객실에 여유가 있는 것은 외래 관광객 수의 꾸준한 증가에 맞춰 호텔 객실 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울 방문 외래 관광객 수는 2010년 536만1000명, 2011년 595만5000명(전년대비 11.1증가), 2012년 734만2000명(전년대비 23.3% 증가) 등 큰 폭으로 늘다가 2013년 들어선 762만9000명(전년대비 3.9%증가)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맞춰 호텔 객실 수도 2010년에는 138개 업소 2만3644개에서 2011년에는 148개업소 2만5160객실, 2012년에는 161개업소 2만7156개, 2013년에는 192개 업소 3만0228개 등으로 급증했다.
또 앞으로 늘어날 예정인 호텔도 많다. 2013년 말 기준 신규 사업 계획이 승인된 호텔이 모두 지어질 경우 서울 시내 호텔은 현재 192개에서 293개로 52.6%나 늘어나게 된다. 호텔 객실 수도 1만6543개가 늘어나 총 4만6771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외국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숙소 부족을 이유로 규제 완화를 통해 학교 주변 호텔 건립을 허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현재도 호텔 객실이 남아돌고 있고, 앞으로 추세를 볼 때 공급 과잉이 초래될 소지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호텔 부족이라는 거짓 통계까지 활용해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학교 주변 호텔 건립 추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실련은 이와 관련해 16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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