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 프로농구가 울산 모비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챔피언결정전은 명승부였다. 다양한 전술과 선수들의 투지가 매 경기 박빙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경기는 제대로 전파를 타지 못했다. 첫 경기 중계를 예고했던 SBS스포츠는 약 19분간 KBS N스포츠에서 생중계하던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을 내보냈다. 농구팬들은 1쿼터 종료 1분여 전에야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사전에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그냥 전전긍긍했다. KBS1 중계를 위해 세 번째 경기 시작시간을 오후 3시7분으로 미뤘고, 일곱 번째 경기도 그렇게 할 예정이었다. 일반적으로 토요일 경기는 오후 2시에 열린다.
방송국은 시청률로 장사하는 곳이다. 아무리 챔피언결정전이라도 인기를 쫓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프로농구의 인기가 낮은 걸까. 미디어리서치 기업인 닐슨 코리안클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상에서 어떤 프로스포츠가 네티즌의 이목을 끌었는지 조사했다. 그해 3월18일부터 한 달간 국내 주요 인터넷상에서 각 종목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얼마나 많이 사용됐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프로농구는 2만6974건으로 6만5588건의 프로야구에 이어 2위를 했다. 프로배구와 프로축구는 각각 3828건과 3828건이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3월 27일 프로농구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세 번째 경기 시청률은 0.76%로 같은 시간 열린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의 여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 시청률(0.65%)을 상회하기도 했다.
한선교 KBL 총재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국회 활동은 프로농구 부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 최경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와 대조된다. 연맹을 맡자마자 그는 KBS N스포츠와 독점 중계 계약을 맺었다. 안정적인 채널 확보로 여자농구의 인기를 크게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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