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등극, 우즈 불참, 쿠차와 왓슨, 매킬로이 등 우승경쟁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대회 2연패, 그리고 세계랭킹 1위."
오는 10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개막하는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총상금 800만 달러)의 주인공은 단연 '넘버 2' 애덤 스콧(호주)이다. 지난해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연장혈투 끝에 기어코 그린재킷을 차지해 "호주선수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징크스를 깨뜨렸다. 이번 우승은 더욱이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동력으로 직결된다.
스콧이 바로 어려서부터 '호주의 골프신동'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다. 실제 23세인 2003년 도이체방크챔피언십에서 일찌감치 첫 우승을 신고했고, 2004년에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제패해 곧바로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2008년 4월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통산 6승째를 수확한 이후 갑작스런 퍼팅 난조로 2년간이나 슬럼프에 빠졌다.
샤프트가 배꼽까지 오는 밸리퍼터를 선택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2010년 텍사스오픈 우승으로 부활포를 과시했고, 2011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확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당시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와 우승을 합작해 장외화제까지 만들었다.
올 시즌에는 5개 대회에 등판해 '톱 10' 진입이 세 차례, 실전 샷 감각도 충분히 조율했다. 지난달 24일 끝난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서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일 4오버파로 자멸해 3위에 그쳤다는 게 오히려 아쉬움으로 남았다. 300야드를 넘는 장거리포를 구사하면서도 68.3%의 그린적중률을 보인 '송곳 아이언 샷'을 장착했다는 게 강점이다. 여기에 롱퍼터를 앞세운 정교한 퍼팅이 가세한다.
스콧에게는 경쟁자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반갑다. 우즈는 허리 부상으로 아예 불참을 선언했고, 랭킹 4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손가락 부상, 5위 필 미켈슨(미국)은 근육통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고 있는 시점이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양대리그 플레이오프를 모두 석권했던 랭킹 3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올해 캘러웨이 골프채로 교체한 뒤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랭킹 7위 매트 쿠차와 12위 버바 왓슨(이상 미국) 등에게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에 6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8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9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유럽군단이 가세한 상황이다. 지난해 신인왕 조던 스피스와 올 시즌 2승을 수확한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OHL클래식 챔프 해리스 잉글리시(이상 미국) 등 '영건 3총사'가 복병이다.
한국은 최경주(44ㆍSK텔레콤)와 양용은(42ㆍKB금융그룹), 배상문(28ㆍ캘러웨이), 이창우(21ㆍ한체대) 등 4명이 출전한다. 최경주는 2011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양용은은 2009년 PGA챔피언십, 배상문은 지난해 비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한 챔프 자격이다. 아마추어 이창우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출전권을 얻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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