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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자인엔 김영준 사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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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설립 삼성디자인학교(SADI), 프로젝트 중심 실무교육
- 졸업생 25%, 전자·제일모직 등 입사
- "디자인 투자, 비용절감·기술혁신 이끌어"


삼성 디자인엔 김영준 사단이 있다 김영준 SADI 학장(삼성전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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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멀쩡히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온 서른여섯 직장인, 의대를 졸업한 뒤 디자인 공부가 하고 싶어 진로를 바꾼 학생,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지만 디자인 공부가 절실한 스무살…….

나이도, 성별도, 출신분야도 다른 각계각층의 학생들이 모여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디자인학교(SADIㆍSamsung Art & Design Institute)다.


SADI는 1995년, 삼성그룹이 '디자인 인재를 직접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이 곳을 총괄하는 김영준 삼성디자인학교(SADIㆍSamsung Art & Design Institute) 학장(삼성전자 전무)을 만났다. 최근 서울 강남구 SADI 캠퍼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삼성의 디자인 역량과 교육,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무형' 인재 키워내는 SADI= 김 전무는 1984년 제품디자인 전공으로 삼성에 입사, SADI 설립준비를 맡은 삼성 디자인교육제도 구축멤버 중 하나다. 당시 삼성그룹은 우수 디자이너를 직접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이 학교를 세웠다. 설립 첫 해에는 직원들을 선발해 디자인 교육과정을 듣도록 독려했다. 김 전무 역시 이 교육과정을 경험한 1세대다.


초기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만 교육과정을 진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 학생들이 늘었다. 설립 후 19년이 지난 지금은 매년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학교로 성장했다. 각종 디자인상을 휩쓸고 있으며, 디자인계에서 명성을 떨치는 졸업생들도 늘어났다.


SADI 출신이 삼성에 입사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SDS, 제일모직 등에 입사하고 있다. 졸업생의 25% 가량이 삼성그룹에 입사한다.


SADI가 추구하는 디자인 교육은 '실무형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105명을 선발할 때 일반 미술 교육 기관과 달리 철저하게 아이디어와 팀워크에 중점을 맞춘다. 학생들의 연령과 경력이 다양한 이유다. 교육과정 마지막 해에는 삼성전자나 외부 디자인 전문업체를 통해 인턴 과정도 필수적으로 거친다. 강도 높은 교육 덕분에 탈락자도 많지만 취업률은 월등히 높다.


◆삼성 내 디자인 중요성 갈수록 강조= "연필로 그리는 것만이 디자이너는 아니다."
지난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디자인경영센터 임원과의 식사 자리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평소 디자인을 강조하던 이 회장이 디자인의 개념을 바꿔 생각할 것을 주문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1971년 디자인부서를 만들어 40년간 디자인을 연구해 왔다. 1996년 이 회장이 '기업 경영의 최후 승부처가 디자인'이라고 말한 뒤 꾸준히 투자했다. 한 해 예산도 수천억원에 달하며, 해외에서도 디자인을 연구ㆍ기획하고 있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SADI 설립 당시부터 직원들을 선발해 교육과정을 듣도록 했으며, 현재까지도 엔지니어 등을 중심으로 매년 원하는 사람을 선발해 SADI의 대학원 과정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갈수록 이 교육과정을 원하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안상옥 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SADI) 과장은 "젊은 직원과 엔지니어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앞으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매년 디자인 전문가(마스터 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나오토 후카사와, 크리스뱅글 등이 대표적인 삼성의 마스터 디자이너다. 이들은 제품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삼성의 디자인을 컨설팅하고 있다. 김 전무는 "그룹 내에서 디자인, 소통 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종으로, 혹은 횡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제 디자인은 곧 제품경쟁력= "이탈리아 부라노 섬에 가면, 길거리에서 유리공예를 하는 장인들이 많아요. 70~80세 된 노인들이 높은 온도의 유리를 입으로 불어 공예를 하는데, 만들어 낸 작품들이 기가 막혀요. 이 유리공예를 보고 이중사출 방식의 TV를 생각해 냈죠."


2008년,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명품TV '크리스털 로즈'의 탄생 비화다. 사출과 금형에 최신 기법을 접목, 이중사출 기술을 적용해 TV의 테두리인 베젤을 뽑아내도록 했다. 당시 해당 TV 제품은 출시 7개월만에 누적판매량 200만대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북미, 유럽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한 몫 한 제품이다. 디자인 선행연구가 제품력까지 끌어올린 좋은 예로 남았다.


김 전무는 이렇게 디자인 이론 뿐 아니라 실무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는 SADI 뿐 아니라 삼성전자 내 디자인경영센터에도 몸담고 있다. 선행디자인팀에서 멀리 내다보고 제품의 디자인을 해 향후 반영되도록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중사출 방식을 적용한 TV를 비롯, 접이식 모니터 등 그의 소재는 무궁무진했다.
"접히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지금은 쉽게 볼 수 있는 상품이죠?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접히는 모니터가 처음 등장했습니다. 책상 위 스탠드를 보다 자유롭게 휘어지고 접히는 기능을 모니터에도 적용하면 사람마다 키에 맞게, 눈높이에 맞게 시야각을 조절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접이식 모니터는 각종 디자인 상을 휩쓸었을 뿐 아니라, 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을 줬다. 모니터를 접어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운송비용 등이 3분의 1로 크게 줄어든 것. 당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은 현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과감한 비용투자결정도 빛을 발한 순간이다. 김 전무는 "디자인 비용을 투자할 때는 고민이 될 수 있지만, 결국엔 비용절감과 기술혁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디자인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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