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삼성전자 갤럭시S5에 탑재한 심박센서의 의료기기 여부를 '늑장 심사'한 규제 당국이 자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의 의료분야 '손톱 밑 가시 제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감사담당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의료기기 허가ㆍ심사업무 처리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감사 대상은 식약처와 지방식약청의 의료기기 심사ㆍ허가 부서로, 의료기기 심사기간의 준수 여부와 허가심사 업무처리의 적정성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담당관은 "작년말에 정해진 특정 분야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갤럭시S5의 의료기기 심사 지연 논란과 박근혜 정부의 규제 개혁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감사 결과에 촉각이 모아진다. 감사 결과는 검토 작업을 거쳐 2~3개월 후에 공개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중순께 갤럭시S5의 심박센서가 의료기기 허가가 필요한지에 대해 식약처에 문의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17일 현행법상 "의료기기에 포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료기기 여부를 검토하는데만 한 달이 걸린 셈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갤럭시S5를 출시하면서 심박센서 기능을 제외했다.
식약처는 규제 완화 움직임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받자 의료목적이 아닌 운동ㆍ레저 목적의 심박측정기는 의료기기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을 행정 예고했다. 갤럭시S5의 심박센서 기능을 포함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만든 셈이다. 이번 감사에서도 심사ㆍ허가 업무처리 과정에서 느낀 불합리한 점이나 문제점에 대한 업체들의 의견을 듣고 감사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IT 기기에 의료 기능이 탑재되는 상황에서 허가 과정이 너무 길어지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번 감사에서 이같은 문제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