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브뤼셀에서 NATO 외무장관 회의 열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와의 모든 군사 및 민간부문 협력을 중단하는 등 대(對)러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ATO는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동유럽 회원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군사력 증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브뤼셀에서 열린 NATO 외무장관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발트 3국 등 옛 소련에 소속됐던 동유럽 국가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외무장관들은 첫날 회의를 마치고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NATO는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침략 위협에도 집단적 방위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이를 위해 적절한 군사력 증강과 가시적인 보장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NATO와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질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중기적인 방책들을 마련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NATO의 구체적 군사력 증강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동유럽 국가에 NATO군을 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ATO와 러시아는 1990년대 옛 소련이 붕괴한 후 동유럽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동유럽의 러시아 접경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먼저 약속을 깬 것으로 NATO는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NATO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트해 연안 국가에 군사 기지를 세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폴란드·루마니아·발트 3국, 몰도바 등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면서 미국과 NATO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서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NATO회의에서 독일은 발트 3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독일 정부는 발트 국가에 전투기 6대와 해군 함정 등을 파견할 준비를 마쳤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한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NATO 사무총장은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했던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우리가 본 것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언급한 병력 일부 철수 주장과 다른 것이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또 "러시아의 크림 합병은 유럽의 자유와 평화라는 비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NATO 국경선의 안정이 침해됐고 유럽의 안보 개념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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