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고용시장 흐름의 특징은 장년층과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월 고용동향이 단적인 예다. 취업자 증가 수 83만5000명 가운데 50대 이상이 58만5000명으로 전체의 70.1%에 달했다. 30~5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고용률 70%를 목표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면서 시간제 근로자가 늘고 있는 것도 한 특징이다.
재취업 장년층이 증가하면서 걱정스런 현상도 나타났다. 재취업으로 쉬다가 일을 새로 시작해 익숙치 않은 데다 신체 능력도 저하돼 산업재해를 입을 위험이 커진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전체 산재자는 9만1824명으로 전년보다 432명 줄었다. 하지만 55살 이상 장년층 산재자는 3만1816명으로 오히려 9.26%(2696명)가 늘었다. 다른 나이대의 산재가 모두 줄어든 것과 상반된다.
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도 문제다. 크게 늘어난 시간제 일자리가 대표적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시간제 일자리는 2003년 92만9000여개(전체 임금근로자의 6.6%)에서 지난해 188만3000여개(10.4%)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처우는 나빠졌다. 지난해 여성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의 36.9%가 최저 임금도 받지 못했다. 2003년 14.4%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다. 남성 시간제의 저임금 비율도 35.1%에 달했다.
급속한 고령화에 노후 복지체계가 미흡한 현실에서 은퇴 이후 생계형 취업자가 늘어나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여성 취업 수요를 흡수할 시간제 일자리 확대도 시대적 흐름이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와 함께 여성 친화적 시간 일자리 확대, 50대 전직과 재취업 지원 등에 나서는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산재가 늘고 최저임금도 못 받는 일자리만 많아진다면 높은 고용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고용구조 변화가 부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산재는 근로자 개인의 건강과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장년 근로자의 재해 증가 원인을 잘 따져 재해를 줄일 방안을 세워야 한다. 시간제 고용의 품질도 높일 필요가 있다. 같은 노동, 같은 임금을 정착시키는 게 그 하나다. 안전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정부와 기업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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