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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장 배제 新비대위 구성…원격진료 시범사업 재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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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대한의사협회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원격진료 시범사업의 찬반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의사협회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다음 달 15일까지 20~30명으로 이뤄진 비대위를 구성해 대정부 투쟁 및 협상에 나서기로 의결했다.

새로운 비대위는 노환규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와 시도의사회, 직역별 대표가 참여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대의원회 상임위원회에 위임했다.


이날 임총에선 '원격진료 입법 후 시범사업' 등 현재 집행부의 의정협의 결과에 대한 성토가 봇물을 이뤘다. 그동안 대의원회에서 '선(先)시범사업 후(後)입법' 방침과 달리 이전 비대위와 집행부가 이를 뒤집었다는 것이 불만의 요지다.

이에 대의원들은 원격진료 입법 과정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내용의 의정 합의에 대한 논의를 새로 꾸려진 비대위에서 다시 방침을 정하기로 의결했다.


의정 합의에 따라 다음 달부터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실시될 예정이지만, 새 비대위에선 시범사업 찬반 여부를 다시 논의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임총에선 당초 예상했던 집단휴진 재논의 안건은 배제된 채 노환규 회장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일부 대의원들은 노회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질문지를 돌렸지만, 노 회장이 배제된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재신임 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노 회장은 이날 임총을 앞두고 원격진료 강행 등 정부의 의정 협상 번복에 반발하기 위해 지난 20일 유보한 '2차 집단휴진' 재논의 안건을 이번 임총에서 상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이에 따라 의협이 지난 28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진행한 총파업 재결의 찬반 투표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임총은 회의 초반부터 일부 대의원들이 노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목격됐다.


일부 회원들은 '(원격진료) 시범사업 폐기, 회원 분열 회장 OUT' 등의 적힌 피켓을 들고 노 회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 회원은 노 회장이 인사말을 하는 동안에도 "노환규 회장님 인사만 간단히 하세요"라며 노 회장의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노 회장은 "우리가 주력할 일은 미래를 위한 준비"라며 "눈앞의 이해관계에 몰두하지 말고 회원들에게 미래의 목표를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리더를 위한 몫"이라고 말하며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에둘러 피해갔다.


한편, 이날 발표된 현재 집행부의 대정부 투쟁·협상에 대한 임시 감사 결과에선 1, 2차 집단휴진을 위한 전 회원 투표가 부실하게 관리되는 등 투쟁 과정에서 노 회장의 비롯한 집행부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노 회장의 무분별한 공개 발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감사에선 "1차 의정협의 초기 복지부가 10%의 수가 인상을 제시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있었고 노 회장이 1차 협의 결과를 번복하는 일도 있었다"면서 "장관의 호소문에 대해서도 자극적으로 반박했다"고 지적했다.


감사들은 노 회장에 대해 ▲사려 깊고 중후한 표현 ▲페이스북을 통한 의료계 내부 갈등 조장하는 행위 금지 ▲의료현안 추진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일부 대의원들은 1, 2차 집단휴진 총투표 과정에서 노 회장이 독선적으로 결정했다며 노 회장에 대한 사퇴 권고안 결의를 요구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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