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죄송합니다. 아직 물건이 안 들어와서요.”
갤럭시S5 출시 이틀째인 28일 오후. 서울 시내 KT(회장 황창규)와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대리점에선 모두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24개월 이상 단말기를 유지한 가입자에 한해 갤럭시S5로의 기기변경을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제품은 준비되지 않은 것이다. 을지로에 위치한 한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는 “4월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제품이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듣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애초에 수량 자체가 적었다”며 “SK텔레콤은 1000대인데 반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500대밖에 안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 오전부터 일부 대리점에 나가긴 했는데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1000대가 나갔다는 SK텔레콤의 상황은 어떨까. 명동과 종로 일대 SK텔레콤 대리점 6군데를 둘러본 결과 갤럭시S5를 받아볼 수 있는 곳은 단 2군데뿐이었다. 그나마 그 중 한 곳은 색상이 ‘화이트’인 제품만 구입이 가능했다. 명동의 한 대리점 직원 김 모 씨(26)는 “이미 오늘 들어온 물량은 다 나갔고, 지금 예약을 해도 일주일 뒤에나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번호이동을 하기 위해 대리점을 찾은 대학생 한유진(23)씨는 “여러군데를 갔는데 다 나갔다는 말만 들었다”며 “대체 하루에 어느 정도의 물량이 들어오는 거냐”고 따지고 있었다. 이에 매장 직원은 “하루에 한 대리점당 최대 7대 정도밖에 제품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사과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번호이동 고객에게 기본으로 제공하는 ‘번호이동 할인’ 10만원 외에는 별다른 추가 할인을 시행하지 않고 있었다. 출시 첫날인 27일에는 일부 온라인 유통망에서 '19만원에 판매한다'는 공지가 등장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는 했지만 이것 또한 특정 요금제를 약정시 할인되는 액수를 단말기 보조금인 것처럼 속인 것이었다. SK텔레콤은 긴급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갤럭시S5에는 법정 보조금 이상을 지급하지않는다"고 밝혔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