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은행 중 4.57%로 가장 낮아
평균금리 5개월 만에 0.13%포인트 떨어뜨려
실제론 저신용등급 고객 실적 없고 대출규모 적어…현실과는 다른 수치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이장현 기자] 17개 은행의 일반신용 가계대출 금리가 반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가계대출 취급액이 낮고 저신용자 대출이 전무한 산업은행 가계대출에 의한 착시효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취급된 17개 은행의 일반신용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5.68%로 전달에 비해 0.1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평균금리가 전월대비 0.23%포인트 떨어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한국은행도 '2014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서 2월 중 신용대출 금리가 5.85%에서 5.63%로 0.2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외 예ㆍ적금담보대출 금리 등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4.05%로, 한 달 전보다 0.10%포인트 내렸다. 이 역시 관련 통계가 편제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반신용 가계대출 금리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은행은 산업은행(0.65%포인트)이었고 이어 국민은행(0.4%포인트), 한국씨티은행(0.35%포인트) 등의 순이다. 산업은행은 평균금리 4.57%로 17개 은행 중 가장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저신용 등급 고객 대출실적이 없고 가계대출 규모가 타 은행에 비해 미미해 공시된 금리가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월별 가계대출 실적이 100건 내외"라며 "슈프림론, 파트너론 등 일반신용 대출상품이 있지만 고객들이 산업은행을 기업관련 업무만 취급하는 곳으로 인식해 찾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은행은 현재 1∼6등급의 신용을 가진 직장인만 대출해주고 있으며 대출 데이터베이스 부족으로 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일반신용 가계대출 금리에서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나머지 은행의 2월 일반신용 가계대출 취급 금리는 0.10%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산업은행 다음으로 금리 인하폭이 컸던 국민은행은 특히 7∼10등급의 저신용 등급 고객 대출 금리가 0.9%포인트 떨어졌다. 이 또한 새희망홀씨 대출을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한 게 금리 하락을 주도했다.
신용등급별 최저금리를 제공하는 은행도 바뀌었다. 신용등급 1~3등급의 고객에게 최저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은 1월 농협은행(4.25%)이었지만 2월에는 제주은행(3.95%)에 자리를 내줬다. 제주은행은 4등급 고객에게도 가장 낮은 금리(4.58%)로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5등급, 6등급 고객에게는 하나은행(4.88%, 5.45%)이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7∼10등급의 저신용 등급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농협은행이 6.9%로 가장 낮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은행이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지는 신용등급이나 취급규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평균 금리만 보고 대출은행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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