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천연가스 수입 협상을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림 반도 사태 때문에 러시아와 관계가 틀어진 우크라이나가 본격적으로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와 슬로바키아 파이프라인 업체 관계자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 가스관을 통해 EU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유리 프로단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 가스관을 통해 최대 120억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폴란드와 헝가리 가스관을 통해 72억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EU로부터 수입하는 천연가스 가격은 1000입방미터당 40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건설적인 만남이었다"며 "향후 2~3주에 걸쳐 필요한 기술적 문제들에 대한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귄터 외팅어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와 슬로바키아의 양해각서(MOU)가 4월 말 이전에 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천연가스 수요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 수입에 의존해왔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33%나 싼 가격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크림 반도 사태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가격 인상과 물량 축소를 통해 경제적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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