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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불씨는 살렸으나 재개는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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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헤이그 핵안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의 불씨가 피어났다. 그러나 회담 재개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한국과 중국, 미국 등 주요 당사국들이 동상이몽을 하고 있고 ‘장본인’ 북한은 국제사회의 요구에 귀를 막은 채 핵 억제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6자회담의 불씨는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이뤄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북핵 불용 및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양국 공동인식을 재확인했다.

박대통령은 6자회담에 관해 이전보다 한 걸음 나아간 의견을 개진했다. 북한의 핵 개발과 경제건설 병진정책은 불가능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반드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된다고 말한 점은 기존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6자회담 수석대표 간의 북핵 해결 논의에 진전이 많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고 북한 핵능력 고도화 차단의 보장이 있다면 대화 재개 관련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대화에 응한다’는 기존 입장에 비해 진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도 화답했다. 시 주석은 “북한과 핵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지만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상회담 직전 중국 측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내 한국이 원하는 대화재개 조건 등을 타진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중국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직후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을 북한에 이어 한국에 급파해 대화 재개를 위한 의견 조율에 주력했다.


당시 류 부부장은 북핵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북한 측에 강조하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북한이 실질적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미국과 중국도 24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을 조율하기로 해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여갔다.


그러나 6자회담이 재개될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우선 회담 방식이나 회담 재개 조건이 나라마다 다르다. 박 대통령은 "한·미·중 수석대표 간 등의 관련 노력을 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시 주석은 3자회담에 소극적이고 ‘6자 회담’을 바란다.


전제조건도 다르다. 미국은 ‘북한의 사전조치 이행’을 요구하는 반면 시 주석은 회담 재개를 선호한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미·중 회담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아직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의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을 조속히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고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태도도 문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 즉 핵을 포기한 대가로 국제사회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은 우크라이나가 핵 포기 이후 국가분열과 자치공화국 러시아 병합을 겪은 것을 보고 핵 포기보다는 오히려 핵 억제력를 더욱 강화할 공산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북한에 핵개발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이 옳았다는 판단을 줄 수 있다”면서 “따라서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낮으며, 열린다고 해도 핵 폐기에서 실질적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담 재개를 위한 각국의 여건도 미흡하다. 미국에서는 6자회담 차석대표가 공석인 가운데 수석대표가 유럽 지역 대사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6자회담 수석 대표를 맡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공석이다.


박 대통령이 불씨는 지폈지만 정부가 신중한 이유다. 정부 당국자는 “대화가 재개되면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야지 북한과 만난다는 목적을 위한 만남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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