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허용 등 느슨한 규제…NYSE·나스닥 수익 창출 안간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기업공개(IPO)를 위해 미국 시장으로 건너가는 해외 기업이 늘고 있다.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미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상장한 해외 기업은 15개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1996년 이후 18년만에 가장 많은 수다.
외국 기업들 가운데 특히 중국 기업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최근 미 상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이어 웨이보·JD닷컴 같은 다른 중국 정보통신(IT) 기업도 미국 내 IPO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 기업이 미국을 택하는 것은 차등의결권 허용 등 미국의 느슨한 IPO 규제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이란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미 상장 해외 기업들은 재무제표 제출 의무가 간소화한다. 경영진의 주식거래 내역 공개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처럼 느슨한 규제는 NYSE·나스닥이 해외 기업 유치로 수익원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세계거래소연맹(WEF)에 따르면 1997~2013년 NYSE·나스닥이 유치한 IPO는 38% 줄었다.
일각에서는 해외 기업 규제 완화가 미 기업에 역차별이 되고 투자자 권리에 해가 된다는 반론도 있다. 미 기관투자가협의회(CII)와 미 최대 연기금 캘퍼스(캘리포니아주 공무원 연금)는 NYSE·나스닥에 수년째 차등의결권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