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미사일 장착 능력 미보유…탄도미사일 300~500기 보유 추정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이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에 핵 자폭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영국의 유력 군자전문 연구단체가 밝혔다. 북한이 생화학 무기 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난달 발표한 ‘2014년 군사균형 보고서(The Military Balance 2014)’에서 북한과 관련한 여러 위협요소들을 제시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20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제6장 ‘아시아’ 부분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재래식 및 비균형 능력, 최근의 숙청과 당 관계를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해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으며 항공기가 노후화해 핵을 싣고 한국과 일본의 방공망을 뚫을 능력도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핵 자폭 공격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 국방정보국 안팎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거리 노동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 능력을 보유했을 개연성이 있다면서 노동미사일은 1t 무게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900km를 날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과 다연장로켓(MRL)도 한국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사정거리 300~500km인 스커드미사일B와 개량형인 스커드미사일C를 300~500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단거리 미사일은 핵무기를 운반하긴 힘들지만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미국의 민간 정보업체인 ‘올 소스 어낼러시스’의 북한 군사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 선임 분석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인터넷 매체 ‘세계 정치 리뷰(World Politics Review)’ 인터뷰에서 “북한이 현재 강력하고 다양한 탄도미사일 개발을 진행 중”이라면서 스커드B와 C 등 탄도미사일 수를 600~1000발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한국 당국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신형 방사포 등 MRL과 군사분계선 부근에 집중 배치된 장사정포도 위협 요소로 지적하고 북한의 MRL을 5000여기로 추정하면서, 이 로켓이 생화학 무기를 운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의 무기 확산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파나마 당국이 지난해 쿠바에서 북한으로 향하던 청천강호의 불법무기를 적발한 것과 터키에서 시리아로 향하던 북한산 총기와 방독면 등을 압수한 사례를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2%를 국방비로 지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최고인민인회의 제12기 7차 회의에서 군사비가 전체 예산의 16%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은 GDP의 2.9%를 지출하고 있는데 지난해 국방비 규모는 318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는 브라질(347억달러)에 이은 세계 11위 수준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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