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권은 늘 시끄럽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툭 뱉은 말 한 마디에 민심마저 휘청거리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정치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 적잖이 이목을 끄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시아경제신문은 [여의도 TALK] 코너를 통해 지난 한 주 동안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SNS상에서 반향을 일으킨 정치인의 발언을 되짚고 네티즌의 여론을 살피고자 한다.<편집자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요즘 정치권에선 친이(親李ㆍ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독설 정치' 행보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전형적인 언론 플레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지만 그의 '입'에 새누리당 지도부를 포함해 여야 정치권이 적잖이 신경을 쓰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4일 이 의원의 트위터에는 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까지 싸잡아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 의원은 "무슨 놈의 당이 1년 내내 '예' 소리만 하나. 365일 중에 하루라도 '통촉하소서'라고 해야지. 그 참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네"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어 "드라마에도 왕조시대 신하들이 '성은이 망극합니다'라고 하다가도 가끔은 '통촉하소서' 하는 것을 못 봤나"라면서 "위만 쳐다보느라고 목 좀 빠졌겠구만"라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가끔은 '이제 그만 해라'는 말도 좀 하지, 그 참 딱하다"면서 "1년이 넘도록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다 보니 이제 서로 눈만 보고 말이 없네. 그게 지금 당일세, 모든 게 제멋대로니까"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또 "만날 불러대기만 하면 되나, 받아쓰기 시험도 아니고"라며 "혼자서 다 하려고 하니 힘도 들고, 성과도 안 난다. 갈수록 험한 말투가 될 수밖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박근혜정부 들어 대통령에게 직언하지 못하는 새누리당과 청와대 참모의 행태를 겨냥한 발언이다. 최근 불거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여당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을 질타하는 것이기도 하다.
연장선상에서 이 의원이 지난 10일 국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직접 올린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남 원장 사퇴 요구는 여당 의원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정원장은 댓글 문제,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문제 등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며 "그때마다 당은 국정원 감싸기에 급급했다. 공당으로서 도가 넘었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간첩이냐 아니냐는 법원이 가릴 문제"라면서 "증거 위조 논란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야말로 국정원장이 사퇴하는 것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상응하는 처사라고 본다"며 "증거 위조로 간첩을 만드는 시대는 이미 한참 지났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전략 공천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의원은 8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광역단체장 경선은 전략 공천은 안 된다"며 "후유증이 너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초자치 선거 공천은 지금이라도 대선 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공천 폐지를 주장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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