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11일 발표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서 대남정책에 관여하는 고위간부들의 면면이 눈길을 끈다. 그 중 눈에 띈 인물이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투 톱’인 김양건 부장(72.사진 왼쪽)과 원동연 부부장이다.
원동연 부부장은 지난달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을 도출한 남북 고위접촉에서 북측 수석 대표를 맡은 ‘대남일꾼’이다.
원 부부장보다 더 큰 관심을 모은 인물은 김양건 부장이다. 올해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의원 선거를 계기로 두달 여 만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처형된 장성택과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장성택의 처형으로 숙청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제 67 선거구에서 대의원에 선출됨으로써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김정은 체제의 대남 사업을 지휘하는 중책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9년 10월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과 싱가포르에서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하기도 했다.김양건은 1990년대 말 당 국제부장을 지내며 대중국 외교에도 남다른 솜씨를 발휘한 ‘중국통’이기도 하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양건은 평안남도 출신으로 김일성 종합대학 불어과를 졸업했다.그는 조선노동당 국제부 부부장,국제부장,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동생이 경제개발위원회 수장인 김양국이다. 김양건은 지난해 8월“개성공단이 잘 되면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 조성도 잘 될 수도 있다”고 말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평화공원 조성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것이다.그만큼 그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년간 김정은을 28회 수행했다는 그도 그 증거다.수행회수 기준으로 6위다.
앞으로 김정은 체제의 외교·안보정책 결정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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