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가 토종 호랑이 복원만큼이나 어렵다는 토종 철갑상어를 바다에서 양식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19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사라진 국내 토종 철갑상어를 바다에서 양식할 수 있는 기초기술을 인천시와 공동으로 연구해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2012년 해수적응 시험을 위해 인천광역시수산자원연구소로 보낸 토종철갑상어 5마리가 최근 바닷물 적응시험에 성공, 현재 약 1m(5.5kg) 크기로 잘 자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서 양식되고 있는 철갑상어는 모두 담수에서만 생존이 가능하다. 철갑상어를 대상으로 한 바닷물 적응실험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철갑상어의 경우 서해에서 살다가 알을 낳으러 민물로 돌아오는 회귀성 물고기로 종 복원(인공치어생산)과 바다양식을 위해서는 바닷물 적응이 꼭 필요하다. 이번 시험에 성공한 토종 철갑상어는 2009년 북한에서 도입된 어종이다.
도는 2009년 15cm 크기 12g 치어 1000여마리를 북한에서 들여와 해양수산자원연구소에서 키웠다. 이중 10마리를 바닷물 적응 실험을 위해 지난해 인천광역시수산자원연구소에 보냈다.
적응시험은 철갑상어 사육 수조의 염도를 조금씩 올리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2011년과 2012년 2차례에 걸친 실패 끝에 최근 5마리가 서해 바닷물과 같은 염도인 29.5ppt에서도 잘 자라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갑상어는 과거 1억5000만년 전에 출현한 어종으로 캐비어를 비롯한 2조원 규모의 소비시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남획으로 자연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세계는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품종으로 지정하고 철갑상어의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양식개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1년 5월 한강에서 길이 2m70cm, 무게 112kg의 철갑상어가 포획된 적이 있으나 산업화에 따른 오염과 댐 건설 등 환경악화로 최근 멸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1998년 러시아로부터 담수 철갑상어를 도입해 국내 최초로 인공치어생산에 성공한바 있다. 사료시험, 밀도시험, 캐비어 가공시험 등의 다양한 시험을 통해 양식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는 국내 서식하다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철갑상어 종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홍석우 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장은 "토종 철갑상어 복원은 토종 호랑이 복원만큼이나 어려운 사업"이라며 "향후 10여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해 이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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