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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간첩 미스터리’ 파헤치는 조폭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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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출연한 배우 곽도원, ‘공공의 적2’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의 선두에 서서 때로는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검찰 강력부 검사들이다.


영화에서 강력부 검사는 우직하고 터프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부딪히고 보는 저돌성을 보면 누가 조폭이고 누가 검사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검찰은 2월21일 조폭 전담 부장검사, 조폭 전담검사, 조폭 정보담당 수사관까지 모두 함께 모이는 ‘전국 조폭전담 부장검사·검사·수사관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검찰은 ‘최초로’라는 수식어까지 붙이면서 조폭 담당 수사 인력이 모두 모이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조폭을 벌벌 떨게 한다는 전국의 대표 검사들은 정말 영화에서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이들인지가 궁금했다.

현장에서 만나 본 참석자들의 첫인상은 그냥 평범(?)했다. 당당한 체격의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지만,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도 적지 않았다. 전체적인 느낌은 넘치는 카리스마보다는 공부 잘하게 생긴 학구파 이미지가 특징이었다.


하지만 외모와 이미지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조폭이 두려워하는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제3세대 조폭’의 지하경제를 총력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은 이런 모습을 보며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흥미로운 지점은 전국 조폭 전담 검사들의 좌장격인 대검찰청 윤갑근 강력부장이 엉뚱한 곳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폭 전담 검사들 앞에서 윤갑근 강력부장은 ‘범죄와의 전쟁’에 임하는 자세를 강조했겠지만, 그는 조폭 소탕이 아닌 ‘간첩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간첩 사건이라면 쟁쟁한 공안부 검사들이 있는데 어쩌다가 강력부장이 책임자를 맡게 된 것일까. 검찰 쪽에서 말하기에도 민망한 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을 터뜨렸지만, 1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냥 무죄 판결이면 체면을 구긴 정도이지만 진짜 문제는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자료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는 점이다.


검찰은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공안부가 맡은 간첩 사건의 증거 조작 의혹을 다시 공안부가 진상 조사하는 것은 말 그대로 ‘셀프 조사’라는 비판을 자초하는 일이었다. 검찰이 고심 끝에 선택한 카드는 조폭 전담 검사들의 좌장격인 대검 강력부장이다.


검찰 진상조사팀을 지휘하던 대검 강력부장은 3월7일 수사팀장으로 내정됐다. 검찰 진상조사 차원이 아니라 수사 체제로 전환했는데 수사팀 총괄 지휘도 강력부장에게 맡긴 것이다.


조폭 전담 검사들의 좌장격인 대검 강력부장이 자리를 비우고 간첩 미스터리를 쫓는 상황,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전국의 조폭들은 다행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입맛이 개운치 않은 장면이다.


법무부는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다짐했지만, 검찰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한 곳 아닐까. 검찰 공안부가 실력을 의심받고 있으니 강력부 좌장이 ‘간첩 미스터리’를 쫓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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