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 자살 암시 문자 남겨…증거위조 의혹 조사 차질 불가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위조’ 의혹을 받는 중국 공문서를 국가정보원이 입수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의 탈북자 A씨가 5일 검찰 조사 후 자살을 시도했다. 검찰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는 상황이다.
A씨가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 중인 상황이어서 증거 위조 의혹을 둘러싼 검찰 진상조사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3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가 검찰과 변호인 측이 제출한 중국 공문서 관인이 다르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으면서 검찰도 진상조사 절차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 DFC 감정 결과는 결국 검찰이 국정원 쪽 협조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한 중국 공문서의 위조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위조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 중 하나가 A씨다. A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됐던 중국 선양 주재 이모 영사가 문제의 중국 공문서를 입수하는데 도움을 준 인물로 알려졌다.
언론에는 조선족이라고 나왔지만 그는 탈북자 신분으로 현재 중국 국적으로 알려졌다. A씨는 5일 새벽 5시, 장시간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A씨가 검사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정오 무렵이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인사하지 못해 죄송하다. 이제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아 메시지 보낸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일부 검사에게 보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A씨 신변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 감지하고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휴대폰 위치 추적 등을 병행한 결과 A씨가 서울 영등포 한 모텔에서 자살을 시도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발견한 것은 5일 오후 6시30분 무렵이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깊은 상처 때문에 후유증을 걱정해야 할 위중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A씨 유서 공개에 난색을 표명했다. A씨가 검찰 조사를 받고 난 후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검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긴 이유는 무엇인지 등 의문은 이어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의 차질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조사 중단은) 아니고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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