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강]
항타기 작업으로 흙먼지 날아들어 수입차량 등 60여대 피해
광주광역시 운남지구 H렌트카 “시공업체, 원상복구 차일피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운남동의 한 렌터카 업체가 SM그룹의 우방아이유쉘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날아든 분진과 흙모래로 인해 차량들이 엉망이 됐다며 건설사를 상대로 차량의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공회사 측은 자신들이 가입한 보험회사의 판단에 따라 피해 보상을 해주겠다며 원상복구를 차일피일 미뤄 렌터카 업체가 속을 태우고 있다.
3일 H렌터카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약 2주 전 SM그룹의 우방아이유쉘이 아파트 신축을 위한 항타기 작업(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지하를 파내고 기둥이나 말뚝을 박는 공사)에 착수했다.
이 때문에 시공업체가 설치한 펜스 너머 바로 옆에 위치한 H렌터카 차고지에 분진과 모래흙이 날아들어 이곳에 대기 중인 차량들을 뒤덮었다.
렌트카 업체가 이에 항의하자 시공업체는 차량들에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비닐커버를 차량들에 씌웠다. 그러나 이미 분진과 모래가 차량 곳곳에 파고들어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8일 H렌터카의 차량들을 확인한 결과, 앞유리와 보닛 사이에는 흙모래가 쌓여 있었으며 엔진룸도 곳곳에 분진과 모래흙이 끼어 있었다.
이에 대해 H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고가의 수입차량부터 국산 중형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차량들을 대부분 대기상태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액이 수억원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분진과 모래가 차량 외부는 물론 엔진룸까지 파고들어 도색과 엔진룸 청소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공업체는 항타기 작업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해 장비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보험사의 분석에 따라 해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보험이 최대 3억원까지만 보상해주는 약정을 감안할 때 수입차량 10대, 국산 차량 50여대 등 모두 60대에 해당되는 피해를 보험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렌트카업체 관계자는 “예를 들어 보유차량 가운데 벤츠 S500의 경우, 차량 도색과 엔진룸 청소비용만 해도 8000만원이 들어갈 텐데 보험으로 이 많은 피해를 보상할 것인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량들을 함부로 운행시켰다가 이미 침투한 분진과 모래흙 때문에 수리비용이 크게 늘어날까 우려돼 렌트를 중단하는 등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H렌터카는 시공업체에 ‘일단 차량보험에 해당하는 자차보험으로 해결하고 난 뒤 나중에 피해배상액을 청구하겠다’고 통보했지만 이마저도 S건설사가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 관계자는 “일부 피해를 주게 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H렌터카 보험사와 항타기 장비 보험사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보험사의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정확한 근거를 토대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 skpark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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