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매년 한국남동발전ㆍ남부발전 등 발전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 비율을 당기순이익의 50%에서 30%로 낮춘다.
지난해에 순이익의 55%로 일괄 적용했던 한전KPS 등 다른 출자회사 배당률은 각사 상황에 맞춰 40~45% 선에서 차등해 받기로 했다.
2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100% 지분을 보유한 발전 자회사 5곳에 대한 올해 배당률을 30%로 확정해 통보했다. 이로써 남동발전ㆍ남부발전ㆍ서부발전ㆍ중부발전ㆍ동서발전 등 5개 발전 자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의 30%씩을 한전에 배당해야 한다. 한전은 5대 발전사에서만 총 2000억원 상당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5대 발전 자회사 외에 지난해 적자를 낸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다른 출자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의 40~45%를 올해 한전에 배당한다. 직전년도 배당률은 55%로, 한 해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한전에 배당했다.
한전은 2012년 김중겸 전 사장 당시 자회사 배당률을 갑자기 70%까지 끌어올렸고 "모회사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자회사의 순이익을 지나치게 가져간다" 등 고배당 논란을 낳았다. 2012년 이전까지의 배당률은 20~30% 수준이었다. 조환익 사장이 취임한 이후로 한전은 2년에 걸쳐 70%에서 50%로, 다시 30%로 배당률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전이 배당률을 예년 수준으로 다시 낮춘 것은 고배당 논란을 의식한 것 외에도 실적이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은 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285.7% 증가한 1조5190억원의 영업이익과 105.7% 늘어난 17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번 배당률 조정에는 조 사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최근 발전 자회사를 일일이 찾아 자회사 경영진과 배당 성향에 대해 협의했다. 한 발전 자회사 관계자는 "애초에는 40% 수준을 한전 측에서 제시했으나 좀 더 낮춰달라는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며 "사실 30%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발전 공기업 관계자는 "조 사장이 역대 한전 사장 중에는 처음으로 직접 발전 공기업을 찾아왔다"면서 "이전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소통하고 협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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