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세종시 화상회의, 110인치 TV로 한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청와대에 삼성전자의 110인치 초고화질(UHD) TV가 설치된다. 110인치 TV는 상용화된 제품 중 가장 큰 크기로, 킹 사이즈 침대(가로 2.0m, 세로 1.6m) 보다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등 각종 화상회의가 이 대형 화면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회의가 있을 때마다 길에서 버려지던 장관들의 시간이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110인치 UHD TV 2대를 청와대에 공급했다. 청와대 행정동에선 '영상회의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공사가 완성되면 관계자들이 이곳에 모여 세종시 각 부처와 화상회의를 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가 지난해 말 세종시로 추가 이전한 만큼, 회의장의 쓰임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자사의 대형 UHD TV를 설치하게 된 삼성전자는 고무적이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하는 청와대에 설치했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지만, 대형 디스플레이를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진출시킨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반 고객들도 110인치 TV를 살 수는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며 "화상회의 등이 필요한 국내외 기관에서 주문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회의 참가자들도 편리해진다. 기존 화질에 비해 선명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회의 현장감이 생생해지는데다 각종 서류 공유도 쉬워진다. 이라크전 당시 미국은 상황실에 프로젝터를 설치, 이라크 현지와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현지 상황을 바로 알 수는 있었지만 생생하게 볼 수는 없었다. 110인치 TV가 설치되면 프로젝터에 비해 화면 크기도 모자라지 않는데다, 회의 현장감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110인치 UHD TV는 풀HD(2백만 화소)의 4배에 달하는 UHD(8백만 화소)의 해상도를 갖고 있다. 특히 독자적인 화질 엔진 등 TV 기술력이 집약돼 있어 업계 최고 수준의 화질을 자랑한다.
한편 삼성전자의 110인치 UHD TV는 올해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와 IFA(국제가전박람회) 등 주요 가전 전시회에서 선보인 이후 지속적인 판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각 국가의 정부기관, 주요 관공서,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화상 회의 시스템 구축 등 초대형 TV에 대한 글로벌 신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ㆍ중국 등에서 110인치 UHD TV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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