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모집인도 축소…할부금융 자회사 몸집 줄이기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씨티그룹캐피탈이 다음달 명예퇴직 희망자 접수를 실시하고 대출모집인을 감축키로 하는 등 몸집줄이기에 들어갔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캐피탈은 내달 명예퇴직 희망자 접수 공고를 낼 예정이다. 씨티그룹캐피탈의 희망퇴직은 재작년에 이어 2년만에 진행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할부 금융업계 영업환경이 워낙 좋지 않아 업계 전반에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희망퇴직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내 할부금융업계는 지난 4년동안 18개사가 새로 진출하면서 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씨티은행도 몸집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소액대출영업에 집중하다 늘어난 대출모집인 축소를 검토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티은행 대출모집인 수는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1186명으로 2위인 우리은행(604명)의 두 배를 상회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소매 신용대출 위주의 영업을 하다보니 모집인 수나 모집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출모집인 수수료 또한 업계 평균치의 3배에 이르러 대출모집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씨티은행이 대출모집인에 지급한 수수료율은 1.54%로 평균 수수료율(0.48%) 3배에 달해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씨티은행이 대출모집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씨티은행은 후발은행으로 출발하면서 대출모집인을 중심으로 소매금융 영업을 해왔다. 이미 주요거점에 시중은행들이 지점이 들어섰기 때문에 은행에 익숙한 모집인 중심의 영업을 해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씨티은행이 모집인을 통해 실행한 대출실적은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소액대출 중심으로 영업해왔던 외국계 은행들이 앞으로는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계 금융사들은 자산 성장형 영업보다는 수익 중심형 영업을 우선으로 한다"며 "수익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산을 줄일수 있는 국내 은행들과는 달리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말 씨티은행 지점 직원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고객 정보 3만4000건을 시중에 유통시킨 것 역시 모집인 수를 줄일 수밖는 없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모집인을 통한 과당 경쟁 등 불건전 영업 행위를 점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씨티은행은 이 같은 움직임을 고려해 계약이 만료된 모집인 등을 우선으로 전반적인 규모를 축소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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