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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은 어떻게 주식시장 ‘개미’를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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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대’ 조폭, 금융시장 본격 진출…“주가조작, 무자본 M&A로 수익”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조직폭력배 전성시대라는 1980년대가 시대적 배경이다.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 역할을 맡았던 김성균은 표정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조폭 연기를 보여줬다.


주인공 하정우는 뛰어난 연기만큼이나 주목받는 ‘먹방(먹는 방송)’ 연기로 관심을 모았다. 중화요리를 제대로 즐기는 그의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은 입맛을 다셔야 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현실에서 조폭은 폼 나는 인생보다는 위험천만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서방파’ ‘양은이파’ ‘오비파’ 등 3대 패밀리가 주름잡았던 1970~1980년대, 조폭은 영역 확장과 유지를 위해 경쟁 세력들을 가차 없이 공격했고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다. 폭력 조직의 출소 조직원 축하연 현장에서 충돌이 벌어져 4명이 살해된 1986년 서진룸살롱 사건이 대표적이다.


1993년에는 칠성파를 재구성한 A씨가 부산 시내 또 다른 폭력조직인 20세기파 간부급 조직원 B씨를 살해하도록 후배에게 지시해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된 바로 그 사건이다.

때로는 목숨도 잃을 수 있는 긴장된 하루하루를 살았던 그들은 1990년대 검찰의 ‘범죄와의 전쟁’ 소탕작전이 벌어진 이후 과거의 폭력 사태와는 다른 방향으로 조직의 몸집을 불렸다.


전통적인 세력 다툼을 자제하고 계파를 초월해 애경사를 챙기면서 조직의 존재를 과시했다. 특히 합법적 기업인으로 변신해 새로운 방법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검찰이 제3세대 조폭들의 지하경제를 총력 단속하겠다고 밝힌 배경이다. 검찰은 제3세대 조폭이 관여된 지하경제 규모를 최대 120조 원 정도로 보고 있다. 검찰이 특수·금융 수사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이유는 조폭이 점점 지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폭 활동 영역이 무자본 M&A, 회사자금 횡령, 주가조작 등 금융시장 진출로 발전했다는 얘기다. 과거 조폭의 폭력은 일정 범위의 피해자를 양산하지만 금융범죄 행위는 불특정 다수의 개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 피해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했던 사건 중에는 범서방파 조직원들이 연 매출 300억 원 상당의 C사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우량자산을 헐값으로 매각해 약 2개월 만에 증권시장에서 퇴출된 사건이 있다.


코스닥 상장사 D사 인수 과정에서 주가조작이 이뤄져 선량한 개미 투자자가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사채 자금을 통해 D사 인수를 시도했지만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준 주식이 풀리면서 주가조작 작전 4~5일 만에 주가가 폭락했고, 피해자를 양산했다.


검찰 관계자는 “상장만 하면 대박이라는 발상으로 당국을 속여 날림 상장하거나 상장사를 인수한 후 소위 ‘알 빼먹기’로 회사자금을 횡령해 부실화한다”면서 “결국 회사를 단기간에 상장 폐지함으로써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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