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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꼭 봐야할 연극 '8종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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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관객모독', '환도열차' 등 굵직굵직한 작품 잇달아 개막

3월 꼭 봐야할 연극 '8종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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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그동안 가벼운 코믹극이나 로맨틱 코미디 일색이었던 대학로 연극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음 달부터 다양한 장르의 굵직굵직한 연극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공연계 비수기로 알려진 3월, 유례없는 '연극 전쟁'이 시작된다.

◆2012 최고의 화제작 'M.Butterfly'
2012년 <연극열전4> 두 번째 작품으로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연극 'M. Butterfly'가 오는 3월8일부터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의 대표작으로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형을 선고 받은 전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 브루시코'와 그의 연인 중국 경극 배우 '쉬 페이푸'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차용한 작품이다. 연극 'M. Butterfly'는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에서 확장돼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이 갖고 있는 편견을 비판하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까지 폭넓게 다룬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석준, 이승주, 김다현, 전성우 등이 출연한다.


◆칠레 군부독재에 사라진 사람들, 연극 '과부들'
극단 백수광부의 '과부들'은 3월14일부터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칠레 출신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이 원작이다. 고문으로 인해 살해된 남자들이 부패한 상태로 강으로 떠내려오자 과부들이 하나 둘 모여 사로 자기 남편이라고 우긴다. 이는 이 시체의 정체를 밝히려면 살인자가 누구인지 파고들어야 하는 난감함 상황이 싫어 신원불명으로 처리하려는 군부에 대한 항거다. 작품은 독재정권으로 행복을 잃은 사람들의 애환과 죽음보다 못한 삶을 그린다. 2012년 '동아연극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연극계 주요 상을 휩쓸었다.

◆소박한 맛이 아름다운 연극 '나와 할아버지'
2013년 남산 희곡 페스티벌 낭독 공연에 이어 2013년 7월, 정보소극장에서의 초연 당시 평균 객석 점유율 100%에 달하는 쾌거를 이루며 흥행 돌풍을 이끌었던 '나와 할어버지'가 4월20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작품의 연출이 실제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이 작품은 혈기 왕성한 공연대본작가 준희가 작품의 소재를 찾던 중 자신의 할아버지를 관찰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쟁 통에 헤어진 할아버지의 옛사랑을 찾는데 동행하게 된 준희의 눈을 통해 바라본 할아버지의 삶이 마치 한편의 수필처럼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어진다.


◆날선 위트의 블랙코미디 '유쾌한 하녀 마리사'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오는 3월6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재공연된다. 지난 2012년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선정, 초연 무대를 선보인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소설가 천명관의 첫 희곡으로 기발함과 유쾌한 해프닝이 돋보인다. 바람난 남편 때문에 좌절한 요한나의 자살시도가 하녀 마리사의 유쾌한 실수로 인해 일순간 살인사건으로 둔갑하게 되는 일련의 해프닝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
현존하는 최고의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인 '에쿠우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와 살인, 섹스라는 파격적인 소재, 그리고 배우들의 충격적인 나체연기로 1973년 영국의 올드빅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는 센세이셔널 한 작품이다. 작품은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가 8마리 말의 눈을 찌른 소년 앨런의 비밀을 캐내는 과정을 그린다. 다이사트는 앨런의 이런 야만적 행위의 근원이 위선적인 금욕주의의 아버지와 맹목적 광신에 휩싸인 어머니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투쟁의 결과였음을 알게 된다. 3월14일부터 5월17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가장 강렬한 셰익스피어와의 만남 '맥베스'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이해 국립극단은 '450년만의 3색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세익스피어의 3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그 첫 번째 작품 연극 '맥베스'는 오는 3월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 최고의 전쟁 영웅이었으나 왕이 될 것이라는 세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으로 권력에 대한 욕망에 눈을 뜬다. 결국 왕을 시해하고 스스로 권좌에 오르지만 그의 고통과 불안은 커져만 간다. 2014년 국립극단의 맥베스는 인간의 심리를 가장 날카롭게 표현하며 현대인의 무의식과 욕망을 투영해 작품의 현대성을 극대화시킨다.


◆관객을 향한 거침없는 모독 '관객모독'
극단 76의 레퍼토리 연극 '관객모독'이 3월7일부터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5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관객모독'은 극작가 '피터 한트케'의 대표작으로 1978년 국내 초연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기존의 연극의 형식을 부정하여 '반(反) 연극'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배우들은 대사를 제멋대로 띄어 읽거나 반복하는 등 기존 언어의 문법과 틀을 깨부순다. 또한 객석을 향해 욕설과 조롱을 퍼붓고 공연 마지막에는 객석에 물세례를 퍼붓는 것은 '관객모독'의 하이라이트다.


◆잊어버리고 싶은 것들의 귀환 '환도열차'
예술의전당은 3월14일부터 4월6일까지 연극 '환도열차'를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여기가 집이다'로 제6회 대한민국 연극상 대상을 수상하고 연극평론가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 7'에 선정되면서 2014 대세로 급부상한 극작가 겸 연출가 장우재의 신작이다. 1954년, 부산에서 떠난 환도열차가 2014년 서울에 나타났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판타지 작품으로, 열차 안 시체들 사이에 살아있는 한 여자 '이지순'이 남편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은 '환도열차'는 전쟁이 끝난 후 환도열차에 탑승한 이들이 만들고자 했던 서울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 어떻게 다른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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