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이창환 기자]다음달 3일 의료계 총파업을 앞둔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간 협의 내용이 18일 공개됐다. 지난 1월부터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의료발전협의회 협상 결과는 양측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모호한 문구로 그동안 논의 내용을 나열했을 뿐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다.
◇의발협 협의 결과 = 양측은 핵심 쟁점 사안인 원격의료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국회에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영리병원 도입 등 투자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선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의료기관 해외진출 및 해외환자 유치, R&D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의협이 총파업의 기치로 내세운 원격의료와 영리법원 모두 인정한 셈이다.
양측은 또 건강보험제도와 수가체계를 손질하겠다는데 의견을 함께했다. 수가 인상 협상을 맡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구조 개선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보건의료정책심의회는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부처 차관 9명, 민간인 10명으로 구성된 기구로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대한 내용을 심의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가나 건정심 구조 개선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사회적 합의체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에서 의겨을 모으기로 한 만큼 전문가 의견도 구하고 상설기구를 통해 (건정심 구조를)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발협은 "현 수가체계의 문제점인 과목간 행위간 불규형 문제를 상대가치, 각종 가산제도 등을 논의해 건정심 산하 상대가치기획단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협의 결과에 대해 의협 측 대표단은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대표단의 임수흠 단장은 "의발협은 회원들이 보기에 최대한 좋은 밥상을 만드는 역할"이라며 "노력을 했고 판단은 의협 회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내분 휩싸인 의협, 총파업 유보…노환규 회장 "협상안 반대" = 의협은 예정대로 19일부터 27일까지 이번 협의 결과에 따른 총파업 여부를 묻은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음달 3일 예정된 총파업은 유보됐다. 총파업 찬반 투표는 진행하되 날짜는 확정하지 않은 것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같은 결과에 반발하며 전날 밤 비상대책위원장을 사퇴했다. 노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발표한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절대 반대 입장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의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모호한 표현을 삽입하고 이를 공동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발표해 마치 의사협회가 정부의 원격진료 허용정책과 투자활성화 대책 등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에 동의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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