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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내란음모’, 법원에서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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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석기 혐의 인정 ‘징역 12년’…DJ 이후 34년만에 내란음모 판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피고인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이 선전하는 대남혁명론의 추종 하에 북한의 대남공격이 임박하였음을 예견하고 그 기회를 틈타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내란을 모의하였는바,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17일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 양형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내란음모’는 한동안 법원 판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단어였다.

내란음모와 관련한 판결은 지난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재판 이후 34년만이다. 수원지법 재판부는 이번에 잠자던 ‘내란음모’ 법 적용을 현실화 시켰다. 이석기 의원은 징역 12년 및 자격정지 10년, 피고인 이상호 조양원 김홍열 김근래는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6년, 한동근은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에 처했다.


재판부가 내란음모 혐의 인정 판결을 하기 전만 해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고 내란음모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사건 당사자 발언의 황당한 내용을 떠나 법리적으로 다가서면 내란음모를 인정받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석기 의원 등의 혐의와 관련해 조목조목 지적하며 내란음모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가 언론에 제공한 판결요약문만 A4용지 22쪽 분량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내란 모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였는바 그 죄책이 몹시 무겁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면서,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가진 것 없는 민중들을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유혹해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 왔으며, 혁명의 완수라는 미명 하에 조직원들로 하여금 상부의 지시를 철저히 관철하도록 교육해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의 1심 판결이 나왔지만 2심을 거쳐 대법원 최종 확정까지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에 대해 2심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지 항소심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 판결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대한민국 성숙한 법치주의를 확인시켜주는 이정표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건 당사자인 통합진보당은 홍성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사회의 시계바늘을 순식간에 40년 전으로 되돌리는 명백한 정치재판이자 사법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윤석 수석대변인도 “국민상식에 반하고 시대 흐름과 동떨어진 위법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있었다”면서 판결 결과에 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가 인정되면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 사건도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8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한 2차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정당해산의 요건, 통합진보당의 강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 등에 관한 참고인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청구인 ‘대한민국 정부’ 추천으로 김상겸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가, 피청구인 ‘통합진보당’ 추천으로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정당해산심판제도’와 관련해 진술하기로 했다.


또 ‘통합진보당 강령의 민주적 기본질서 문제’와 관련해서는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정부 추천으로,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통합진보당 추천으로 진술에 참여할 계획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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