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전기가 유럽 시장을 필두로 전자가격표시기(ESL)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사진)은 12일 수요사장단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테스코(TESCOㆍ영국 유통업체)를 비롯, 유럽 유통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전자가격표시기 판매를 확대하겠다"며 "올해 ESL 매출 2000억원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관련 시장 매출규모가 5000억원 수준, 올해 25% 정도 시장이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30% 가량의 글로벌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의미다.
최 사장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다음주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유로샵 점포설비 박람회'에 참석, 삼성전기의 ESL 솔루션 알리기에 나설 방침이다. 유럽 시장은 인건비가 비싸고, 점포에 관계없이 가격을 통일해야 하는 규제가 있어 시장 선점에 좋은 지역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3월 이마트 입점을 시장으로 점차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다.
ESL은 매장에 진열된 상품의 가격, 원산지, 무게 등 다양한 정보를 종이 대신 전자 라벨로 보여주는 기기다.
매장에 ESL을 설치하면 유통업체는 수많은 상품의 종이 라벨을 일일이 교체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한 중앙 통제센터에서 기기를 작동해 상품 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관련 업무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 투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상품 가격 변동 등의 정보가 즉각적으로 반영돼 소비자들도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바탕으로 쇼핑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삼성전기는 향후 매장의 조명, 온도 등도 중앙 센터에서 제어해 최적의 쇼핑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기까지 ESL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기와 관련 솔루션도 함께 제공한다.
삼성전기가 ESL 등 신규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지난해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최 사장은 ESL에 관한 말을 들으면 길을 걷다가도 뒤를 돌아볼 정도로 관심이 크다. 이번 유럽 시장 공략도 본인이 직접 나서 진두지휘했으며, 사장단 중에서도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출근해 관련 사안을 챙겼다. 삼성전기는 ESL 시장 진출을 4~5년 전부터 준비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7101억 원, 영업적자 359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실적으로는 매출 8조2566억 원, 영업이익 4640억 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 감소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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