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파도 넘실대는 파5의 18번홀, 마지막 '진검승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여기가 승부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660만 달러)의 격전지가 바로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ㆍ6816야드) 18번홀(파5)이다. 543야드로 길지 않은 홀이지만 페어웨이 왼쪽을 따라 바다가 이어지고, '2온'을 위해서는 특히 거대한 벙커를 넘어 정확하게 그린에 안착하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여기에 강한 해풍이 가세한다. 순식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마지막 승부처다.
페블비치는 '신이 내린 휴양지', '골퍼들의 버킷리스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세계적인 명코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몬테레이반도에 자리잡아 일단 태평양의 절경이 감탄사를 만든다. 모스 부호 발명가인 S. 모스의 손자인 새뮤얼 모스 역시 마차를 타고 지나다가 인근의 수려함에 반해 윌리엄 크로크라는 재력가와 합세해 마침내 골프장을 완성했다.
당시 아마추어챔피언이었던 잭 내빌이 설계와 시공을 맡았고, 1919년 2월에 개장했다. 내빌의 디자인은 몬테레이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비치코스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부분의 홀에서 태평양의 넘실거리는 파도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9번홀을 지나도 클럽하우스를 만나지 않는, 무조건 18홀을 돌아야 하는 '원웨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106야드짜리 파3홀(7번홀)부터 573야드짜리 파5홀(14번홀)까지 코스 구성도 다채롭다. 14개의 골프채가 모두 필요한 전략적인 코스다. 태평양의 강풍은 또 매일 서로 다른 코스를 만든다. 선수들에게는 물론 질기고, 긴 러프와 유리판 그린이 기다리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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