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자격증을 불법으로 대여해준 문화재 장인과 보수업체 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부실 문화재 보수공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기술자를 확보해야 하는 보수업체들이 자격증을 빌리는 비용으로 수천만원을 쓰는 대신 문화재 공사에는 질이 떨어지는 값싼 자재를 사용하는 등 부실공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일부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 공사에 대해 수사를 집중할 방침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4일 문화재 보수와 단청 기술자 자격증을 사고판 혐의(문화재 수리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숭례문 복원공사 단청장 홍모씨(58) 등 보수·단청 기술자 15명과 보수업체 대표 19명 등 모두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덜미가 잡힌 기술자에는 전 문화재청 과장 김모(66)씨 등 문화재 관련 종사자가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매년 1100만~3500만원을 받고 자격증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무형문화재인 홍씨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업체 3곳에 단청 기술자 자격증을 빌려주고 모두 378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의 부인(53)과 딸(29)도 홍씨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홍씨가 참여한 숭례문 공사와 관련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업체들은 업체 등록 조건을 갖추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 보수 기술자 2명, 단청 기술자 1명 등 모두 4명의 기술자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전국의 문화재 보수 공사에서 이처럼 자격증만 대여받아 공사를 한 보수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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