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RI, 단말간 직접통신기술 세계최초 시연성공
- 기지국 경유없이 통신 가능해 혁신적 모바일 서비스 창출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오늘날 모든 이동통신기기는 중간단계에서 기지국을 거치는 방식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기지국 없이도 가까이 있는 단말기끼리 직접 통신할 수 있는 롱텀에볼루션(LTE)방식 'D2D(Device to Device)'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돼 화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8일 차세대 이동통신 핵심기술로 주목받는 단말 간 직접통신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서로 가까이 있는 장치끼리 서로를 인식해 직접 통신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기지국을 경유하는 현재 방식보다 통신속도가 향상되고 보안성도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장치간 직접통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0cm내 거리인 NFC(근거리무선통신), 10m이내인 블루투스, 수십 m 안에서 연결되는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Direct) 기술 등이 상용화됐다.
그러나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은 LTE 기반으로 기존의 직접통신 방식보다 통신가능 범위가 넓으며, 벽이나 건물 등의 장애물이 있어도 1km 이내서 고속이동 지원이 가능하다. 통신품질도 보장되고 통신할 인접 단말기를 찾아내는 속도도 빠르다. 직접통신과 동시에 기지국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중연결도 가능하며, 직접통신 중인 단말과의 거리가 멀어져 범위를 벗어나면 기지국을 통한 통신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지금은 단말기가 기지국을 통해 무선 자원제어 등 일부 제어를 받는 형태 지만, 앞으로는 기지국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단말 간 직접 통신이 가능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앞으로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근처에 위치한 상점이나 친구를 찾을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친구와 가까이 1km내에만 있으면 서로를 발견해 대화할 수 있고, 장소를 찾을 때도 위치기반서비스 대신 목적지에서 직접 보내는 신호를 받아 찾을 수 있다. 아이가 부모에게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알림이 수신되는 등 미아 방지도 가능하다. 무선자원 사용이 크게 줄면서 데이터 통신요금과 단말기 배터리 소모도 줄일 수 있으며 기지국으로의 트래픽 폭증 문제도 완화될 수 있다. 유사시 기지국이 파괴됐을 때 공공안전용 비상통신기술로도 유망하다.
ETRI는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국내·외 특허 150여건을 출원했으며 국제표준화 추진을 위한 기고서도 40여 편을 제안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국제표준화단체인 3GPP에 의해 차세대 LTE 표준기술 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ETRI는 앞으로 통신사업자, 통신장비 제조업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송평중 B4G이동통신연구부장은 “D2D 기술은 다채롭고 편리한 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도 더욱 큰 성장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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