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축하난 안받기 운동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KB금융지주가 조용히 '축하난 안 받기'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지난해 계열사 국민은행의 대규모 대출ㆍ횡령 사고 등으로 곤욕을 치른 데다 총력을 기울인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실패해 몸을 낮출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KB금융지주는 이에 따라 명동 본점 1층 출입구에 "난은 반송 처리 하오니 협조하여주시기 바랍니다"는 푯말을 크게 써붙이고, 내부 승진이나 보직 이동에도 으레 오가던 난 선물을 사양하고 있다. 인사가 결정된 뒤에는 아예 관계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난 대신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한다.

떠들썩한 축하나 전별 인사를 금하는 분위기는 연초 임영록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감지됐다. 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KB금융그룹은 수익성 하락과 건전성 악화, 그리고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고 발생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면서 "다시는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위한 쇄신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면서 시빗거리를 줄만한 일을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