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미국의 한파가 경제지표도 얼어 붓게 하고 있다. 날씨에 민감한 건설업을 필두로 주요업종의 고용자수가 크게 줄었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앞둔 미국 경제에 '날씨리스크'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의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7만4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19만6000명과 직전월 20만3000명을 대폭 밑돈다. 증가폭도 2011년 이후로 가장 작다.
비농업부문 신규취업자수는 농업을 뺀 기타 산업부문, 공공근로 부문을 제외한 민간 부문의 고용건수를 집계한 수치다. 고용동향은 가계소득과 투자심리와 이어져있어 미국 경제의 주요 선행지표로 판단되고 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혹한는 지진이나 태풍과 달리 실질적인 피해는 적을 수 있지만,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부정적"이라면서 "날씨에 민감한 건설업종의 고용이 201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회복되다 급작스럽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계획에 미치지 못한 고용확대에 기업들은 초과근무로 대응해왔고 공급자구매관리협회(ISM) 지수가 나쁘지 않아 지표위축은 일시적이겠지만, 테이퍼링 시기를 결정지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셈법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부진한 고용지표로 FOMC는 올해 연말께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라는 정보이외에는 결정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연말까지 회의 8번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AP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미국에서 21명이 추위 탓에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앞서 6일에는 몬타나주의 작은 도시인 커머타운의 풍속냉각 온도가 영하 53℃까지 떨어졌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남극의 영하 34℃ 보다 심한 기록적 추위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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