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중국의 IT기업 레노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세계 PC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 기기의 확산으로 PC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1위를 달리던 HP가 추락한 자리를 잽싸게 꿰차고 앉은 모습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레노버가 판매한 PC는 5377만대로 시장 점유율 17.1%를 기록했다. 1위 자리를 지켰던 HP는 5217만대(16.6%)를 판매하는 데 그쳐 2위로 떨어졌다.
레노버의 1위 탈환은 전 세계 PC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상위 5개 PC 업체 중 전년보다 PC 판매량이 늘어난 업체는 레노버가 유일했다. 레노버의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증가한 반면 HP는 10.3% 감소했다. 델과 에이서는 각각 2.4%, 28.5% 줄었다.
로렌 로버드 IDC 부사장은 "PC 시장은 다시 한번 기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행히도 성장하는데 실패했다"며 "PC 전체 출하량은 7분기 연속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8221만1000대로 전년 동기(8704만9000대)대비 5.6% 하락했다. 전체 출하량도 3억1455만4000대로 2012년(3억4938만3000대)에서 10% 가량 떨어졌다.
레노버는 또 스마트폰, 태블릿 분야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 사업을 포함하는 레노버 MIDH사업부는 최근 2분기 동안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레노버의 양 위안칭 회장은 "우리는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PC 시장을 낙관적으로 예상한다"며 "PC+(PC, 태블릿, 스마트폰) 브랜드에서 선두가 된다는 장기적인 목표 뿐 아니라 전 세계 기술 기업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 중 하나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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