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통위원장 "KBS 수신료 현실화…제대로 된 공영방송의 지름길"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광고 비중이 수신료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구조에서는 시청률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질이 하락하고 광고주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31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KBS 수신료 현실화 논의는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위한 지름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축소된 KBS의 광고물량은 자연스럽게 다른 매체에 이전돼 콘텐츠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고 EBS의 수신료 비중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단말기 보조금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엄단 의지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경쟁에 대해 방통위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의 제재를 이어갔다"며 "앞으로도 시장 혼란을 주도한 사업자를 엄단하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논의를 적극 지원해 시장 왜곡을 바로 잡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방송통신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방송통신위원회 이경재 위원장입니다.

방통위의 전신인 공보처 출신으로서 만발한 벚꽃을 보며 “고향의 봄에 온 느낌”이라고 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 덧 갑오년의 문턱에 섰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조직개편을 거쳐 새 출발을 한 방통위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민들께 신뢰받는 공정한 방송 환경의 확립입니다.

통상 새 정부가 출범하면 소위 “방송 장악”을 위한 방송사 인사 교체로 많은 진통이 있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방통위는 방송은 장악할 수도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하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방송사 인사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라고 강조합니다.

방송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일종의 ‘무행동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권 훼손이나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자유는 없습니다. 책임 있는 언론의 자유가 필요합니다.

KBS 수신료 현실화 논의는 제대로 된 참 공영방송을 위한 지름길입니다.

‘공영방송’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방송을 의미합니다. 광고 비중이 수신료보다 높은 비정상적인 구조에서는 시청률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질이 하락하고, 광고주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축소된 KBS의 광고 물량은 자연스럽게 다른 매체에 이전되어 콘텐츠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한 축을 책임지는 EBS의 수신료 비중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엄격한 방송 심의와 종편 재승인을 통해 품격 있는 방송 환경 조성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