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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안 한 정신질환자 '주홍글씨' 지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1초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단순히 정신질환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과 운전면허 취득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던 경증 정신질환자들이 '법적 정신질환자'라는 주홍글씨에서 벗어나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정신질환자 범위를 좁히는 내용의 '정신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적 정신질환자 범위가 '망상, 환각, 사고나 기분장애 등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된다. 현행법상 '정신병·인격장애·알코올 및 약물 중독 기타 비정신병적 정신장애를 가진 자' 등 정신과 의사와 단순히 상담만 한 사람도 정신질환자 범주로 포함했었는데, 정신질환자 범위가 외래 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 정신질환자는 제외한 입원치료 등이 요구되는 중증환자로 대폭 축소됐다.


2011년 복지부의 정신질환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1년 새 한 번이라도 정신장애를 앓은 적 있는 사람은 368만명이었다. 이 중 중증환자(68만명)를 제외한 최소한 300만명이 정신질환자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향후 정신질환자 및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한 120여개 법에도 축소된 정신질환자 개념이 반영되도록 권고할 계획"이라며 "외래치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 정신질환자가 직업선택과 자격획득 등에 제한받는 사례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질환자의 인권보호도 강화된다. 현재 '입원이 필요한 질환이 있거나 건강·자타의 위해가 있는 경우 보호의무자에 의한 비자발적인 입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입원이 필요한 질환과 건강·자타의 위해가 모두 있는 경우'에 한해 비자발적인 입원을 할 수 있다. 최초 퇴원 심사 주기도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된다.


이 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위임된 세부 사항도 국회 법률 통과 후 바로 준비해 2015년 중 개정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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