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3연승으로 세계 정상 '우뚝', 국내는 강성훈과 장하나가 '평정'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2013년, 그야말로 '박인비의 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역사상 6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고,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에 등극했다. 외신들도 한 해를 정리하는 주요뉴스와 인물에 박인비를 빼놓지 않았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확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열었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반면 몰락했다. 국내에서는 장하나(21ㆍKT)와 김세영(20)의 '양강구도'가 화제가 됐다.
관련 산업은 그러나 지속되는 불황으로 여전히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골프장업계는 특히 입회금 반환 요청에 따른 자금력 부재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곳이 급증하는 등 총체적인 난국이다. 골프용품업계 역시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경량화 열풍을 앞세워 가까스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으로 요약되는 올해 지구촌 골프계 주요 뉴스를 정리했다.
▲ '인비 천하'= 박인비(25ㆍKB금융그룹)는 LPGA투어 첫 메이저 나비스코챔피언십을 기점으로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3개 메이저를 연거푸 제패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연승기록이 중단되면서 결국 '그랜드슬램'은 무산됐지만 메이저 3승을 포함해 시즌 6승을 수확했다. 세계랭킹 1위를 꿋꿋이 지키는 동시에 상금여왕 2연패, 올해의 선수 등 골프여제의 카리스마를 만천하에 과시하고 있다.
▲ 강성훈과 장하나 '국내 넘버 1'=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성훈(26)은 10월 CJ인비테이셔널과 한국오픈에서 연승을 거두면서 순식간에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상금왕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 프로골프계는 장하나와 김세영의 맞대결이 단연 화두다. 장하나는 시즌 3승을 수확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퀸과 대상, 다승 등 3관왕을 싹쓸이했다. 김세영은 홀인원과 역전 이글 등을 터뜨리며 3승을 올려 '역전의 여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 우즈 '뜨고', 매킬로이 '지고'= 지난해 시즌 3승을 일궈내며 부활한 우즈는 3월 드디어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등 빅 매치에서만 5승을 챙기며 맹활약했다. 스키여제 린지 본(미국)의 열애도 빅뉴스가 됐다. 매킬로이는 세계랭킹 6위, 상금랭킹은 49위로 추락하는 등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연초 나이키와 10년간 최대 2억500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지만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이 슬럼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배상문 '나도 PGA투어 챔프'= 국내 팬들에게는 '특급루키' 배상문(27ㆍ캘러웨이)이 최경주(43), 양용은(41)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 PGA투어 챔프에 진입해 시선이 집중됐다. 5월 바이런넬슨챔피언십이다. 그것도 미국의 신성 키건 브래들리를 제압했다. 2008년과 2009년 2년 연속 한국의 상금왕에 오른 뒤 2010년 일본프로골프(JGTO)에 진출해 2011년 상금왕까지 차지했고, 이제는 '아메리칸 드림'을 완성했다.
▲ '큰별' 구옥희 별세= 한국여자골프 1세대 구옥희 전 KLPGA회장의 7월10일 별세 소식에 국내 골프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시즈오카현 한 골프장 숙소에서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57세. 고양시의 골프장 캐디출신으로 독학으로 골프를 배워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내 통산 20승, 1983년 일본으로 진출해 통산 23승이다. 1988년 3월 스탠더드레지스터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선수 최초의 LPGA투어 우승을 작성해 코리안파워의 초석을 마련했다.
▲ 골프회원권 "휴지조각?"= 골프장의 경영부실이 회원권 보유자에게 피해로 돌아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터졌다. 법원이 골프클럽Q 안성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인가하면서 입회금 반환 채무에 대해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17% 현금 변제'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2억6000만원짜리가 4400만원이 됐다. 가산노블리제는 회원들이 입회금을 출자 전환해 주주 대중제로 바꾸고 회생안을 마련하던 중에 시공사인 유진기업으로 공매처분되면서 분양대금 4억원이 아예 휴지조각이 됐다.
▲ 비거리와 경량화 열풍= 시즌 초 캘러웨이골프가 "300야드를 날아간다"는 X핫 페어웨이우드를 출시해 비거리 전쟁에 불을 지폈다. 드라이버는 물론 우드까지 비거리 전쟁을 벌이고 있는 출발점이다. 골프용품 전 품목으로 확산된 경량화바람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골프채와 신발, 골프백 등 액세서리까지 경량화가 새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캘러웨이의 여성용 골프채 필리, 아디다스골프의 아디제로 골프화, 타이틀리스트의 2kg대 캐디백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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