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회금 반환 요청에 속수무책 '법정관리', 회원권 선택 기준은 이제 '자금력'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평균 1000만원 하락.
2013년 골프회원권시장의 화두는 '부실'이다.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 요청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부실골프장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고, 자본력 취약으로 결국 법정관리 골프장이 급증하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25일 현재 에이스피 지수 역시 1월 748.9포인트에서 714.2포인트로 4.6% 하락했다. 평균 회원권 값은 1억1172만원에서 1억174만원으로 998만원이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특히 골프장 법정관리 사태가 회원권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레저가 운영하던 파인크리크(-60.4%)와 파인밸리(-42.3%)가 법정관리로 회원권 값이 폭락한 대표적인 사례다. 버드우드(-50%)와 제주(-43.3%) 등도 비슷한 분위기다. 안성Q는 법정관리 상황에서 M&A가 이뤄졌지만 "회원들에게 17%만 변제하라"는 법원의 판결로 파문만 더욱 키웠다.
이 때문에 과거 회원권 선택 기준이 접근성과 주말부킹 등이었다면 이제는 모기업 등 자금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실제 올해 상승 종목은 주로 대기업이다. 코오롱의 우정힐스가 8.5%, 삼성에버랜드의 가평베네스트 7.4%, 하이트맥주가 운영하는 블루헤런 6.9%, 사조산업이 최대 주주로 있는 캐슬렉스가 각각 5.8% 상승했다. 영남권에서는 주주제인 창원과 경주신라, 파미힐스 등이 3~8%, 사단법인제인 울산과 부산이 각각 7%와 4.9% 상승기류를 탔다.
10억원 이상을 호가하던 무기명 회원권의 가격이 불황과 함께 경쟁적으로 하락하면서 기업체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도 관심사다. 비에이비스타와 뉴스프링빌, 프리스틴밸리 등 4~7억원 대 수준의 수요가 비교적 두터웠다. 형태는 다르지만 소멸성 회원권도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 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중 시간대가 남는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 찾아볼 수 있고, 무기명 혜택으로 동호회나 레저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내년 시장 전망은 당연히 적신호다. 입회금 반환 문제가 이어지고, 경기 침체로 인한 적자 누적의 폭이 커지면서 법정관리 골프장의 숫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회원권시장이 실사용자 위주로 개편되면서 매물이 급감하고 있어 연초에는 반짝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입지 조건이 좋은 수도권과 자금력이 좋은 일부 골프장에는 오히려 매수세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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