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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브레이크 밟는 김한길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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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양승조 잇단 강성발언에 속도조절론…새누리에 반격 빌미·당내 계파갈등 비칠까 속앓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너무 빨리 혼자서 앞서가지 마세요. 그렇게 혼자가면 당신도 외로울 거예요."


요즘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흥얼거릴만한 노래의 한 구절이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와 관련해 일부 의원들의 강성 발언에 당 지도부의 곤혹스러움도 커졌다.

김 대표는 급기야 10일 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님들 각자의 발언이 당론이나 국민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을 때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헤아려주시기 바란다"며 "때로는 개인의 소신 발언이 우리 내부를 편 가르기 하고 당의 전력을 훼손시키기도 한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서 각자의 발언에 보다 신중을 기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당론보다 앞서가는 발언을 자제하라는 경고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의 '대선불복' 성명에 이어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선친 전철' 발언이 이어지면서 4자회담 이후 불안하게 유지되던 정국이 다시 요동쳤다. 앞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대선 불공정' 발언 역시 국정감사로 기세를 높였던 민주당 지도부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민주당 일각의 강성 발언은 곧바로 새누리당과 정부 여당으로부터 '대선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것이냐'는 빌미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강성 발언을 쏟아내는 데에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와 관련해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한편 이 문제를 정치쟁점으로 살려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강성발언은 번번이 대선불복론의 표적이 될 뿐 아니라 민주당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계파갈등론'의 근거로도 지적돼 왔다.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리더십을 발휘, 4자회담을 잘 성사시켜 꼬인 정국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는 시점"이라며 "김한길 대표의 리더십을 흔드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경고한 것도 친노그룹의 돌출행동을 겨냥한 것이다.


당 지도부는 '앞서 나가기보다는 여론의 성숙을 기다려 함께 가자'는 전략이다. 민병두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우리는 국민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권선징악을 주제로 한 영화에서 관객들이 분노하고 주인공이 행동하길 바랄 때, 그 분노가 들끓었을 때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혀왔다. 섣부르게 공세를 취하기보다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과 관련된 검찰 수사와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을 통해 여론의 지지층을 단단히 쌓은 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속도조절론에도 불구 의원들의 돌출행동 가능성은 다분하다. 김 대표의 속앓이가 깊어가는 이유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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