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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前방위상 "집단자위권 행사해도 한반도 개입은 어렵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6초

무력공격 당해 지원 요청해야 성립

일본 前방위상 "집단자위권 행사해도 한반도 개입은 어렵다" [도쿄(일본)=외교부 공동취재단] 일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72) 다쿠쇼쿠(拓殖)대 특임교수가 3일 도쿄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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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전 일본 방위상이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통해 한반도에 개입하는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형식적으로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해 6~12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72) 다쿠쇼쿠(拓殖)대 특임교수는 3일 도쿄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무력 공격을 당하고 이때 필요한 지원을 일본에 요청하는 두 가지 요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본격 행사하게 되면 자위대가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한반도에 진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국 내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모리모토 교수는 "무력 공격이라는 것은 국제적인 무력 공격일 텐데 만약 북한이 한국에 어떤 테러를 가한다면 이를 무력 공격이라고 국제법적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경우 자위권 행사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요청하지 않는데 일본이 지원하는 것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이 내년 중으로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기로 한 것과 관련, 모리모토 교수는 "중국의 해양 진출 움직임과 북한 핵실험 등 안전보장 환경이 크게 달라진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본은 방위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지침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며 그 역할 분담은 주로 후방 지원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일 간 영유권 분쟁 대상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해 "센카쿠 열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면서 "센카쿠 열도에 대한 무력 공격이 이뤄지면 미·일이 상호 안보조약 5조에 따라 공동 대응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일 안보조약이 독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사실은 과거부터 일본 정부가 주장해온 바"라면서도 "다케시마가 미·일이 아닌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한일 간에 아무런 약속이 없고 자위대가 경계감시 활동을 하지 않기에 주일 미군이 관여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모리모토 교수는 방위상, 대학교수 외에도 자위대 장교, 외무성 직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방위상 취임 시 노다 총리가 "우리나라 안전보장 분야의 1인자"라고 치켜세울 만큼 일본에서 손꼽히는 외교·안보 전문가다.


※ 집단적 자위권 : 동맹국이 공격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상대방에 반격할 수 있는 국제법상의 권리를 말한다. 과거 침략 전쟁을 일으켰다가 패전한 뒤 역대 일본 정부는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이 있지만 헌법상 행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취임 이후 달라졌다. 아베 총리는 헌법 해석을 변경,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해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견제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미국, 영국, 호주 정부가 아베 총리의 계획에 힘을 실어주면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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