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패턴에는 통일감 있게, 메탈 장식으로 힘주기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벨트도 신경 써야 패셔니스타."
골프패션은 액세서리로 완성된다. 모자와 벨트, 골프화 등이다. 요즈음에는 특히 벨트가 의상의 디자인이나 컬러에 따라 정교하게 매치하는 마무리 포인트로 중요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골프스타들의 스타일링 덕분이다. 하지만 잘못 매치하면 안 한 것만 못할 수도 있다. 골프다이제스트가 최근 인터넷판을 통해 최근 프로선수들의 패션 감각을 평가했다.
'신세대 아이콘' 리키 파울러(미국)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내년 트렌드를 미리 보여주는 선구자"라는 호평이다. 핵심은 격자무늬 바지다. 큰 체크 패턴이 과감하게 사용됐지만 흰 벨트로 심플하게 정리했다. 오렌지컬러 마니아답게 체크에 미세하게 오렌지 색상이 들어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여기에 모자와 상의를 흰색으로 단조롭게 구성해 체크바지가 더욱 돋보이게 연출했다.
2011년 10월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에서 우승해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선수다. 2012년 5월에는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격침시키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내 당당하게 월드스타로 도약했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PGA투어에 일대 패션 혁신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흥행카드'로 등장했다. 소속사인 푸마코브라의 오렌지색 컬러 의상으로 필드에 화려함을 도입했고, 힙합스타일의 모자까지 곁들여 갤러리에게 볼거리를 선물했다. 불과 16초 만에 샷을 마무리하는 '속사포골퍼'로서, 코스 밖에서는 버바 왓슨과 헌터 메이헌, 벤 크레인 등과 4인조 밴드 '골프 보이즈'를 결성해 직접 공연에 나서는 등 장외화제를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PGA투어 2013/1014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 지미 워커(미국)는 셔츠에 포인트로 사용된 체크 패턴을 벨트에도 사용해 통일감이 돋보였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나이키의 패션 제안에 따라 복잡한 무늬와 독특한 컬러의 옷을 흰색 벨트로 마무리하는 편이다. 아마추어골퍼 역시 화사한 색상이나 기하학 무늬가 있다면 흰색 벨트가 가장 무난하다.
독특한 벨트로 유명한 선수는 사실 재미교포 앤서니 김이다. 2008년 AT&T내셔널 우승 당시 자신의 이니셜인 'AK'와 번쩍번쩍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화려한 버클이 뉴스가 됐다. 앤서니 김 덕분에 이 버클을 판매한 미국 애틀랜타주 '하우스 오브 플레밍'이라는 상점도 유명해졌다.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의 '해골 버클', 케네스 페리(미국)의 '슈퍼맨 버클' 등 진기한 버클들이 모두 여기서 출발했다.
여자 선수들은 화려한 벨트가 포인트다. '핑크공주' 폴라 크리머(미국)는 메탈소재의 장식이 달린 벨트를 착용했다. 스윙할 때 상의가 들려도 반짝이는 벨트가 남다른 자태를 유지해준다. 닉 와트니(미국)는 '워스트골퍼'로 지목됐다. 아마추어골퍼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다. 파울러처럼 격자무늬 바지를 멋지게 입고 흰 셔츠에 모자까지 잘 매치시켰지만 짙은 색상의 벨트가 문제다. 몸을 절반으로 나눈 느낌을 주면서 하체가 짧아 보인다는 지적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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