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눈 먼 돈' 공제회…수십조 굴리는데 외부평가는 '無'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본지, 공제회 12곳 운용실태 전수조사

'눈 먼 돈', '감독 사각지대'. 시장에서 공제회 기금을 가리키는 표현들이다. 공제회의 자산규모나 가입자 수는 공적연금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지만 정작 중요한 기금 운용은 주먹구구 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복지와 미래 노후를 위해 맡긴 자금이 사실상 관리감독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수십조원 자금이 전문성 없이 운용되고,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게 공제회의 현주소다. 취재 중 만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분명 문제점이 있는데도 누구 하나 해결하려 나서는 이가 없다"며 개탄했다. 공제회 부실의 싹을 도려내지 않는 한, 조합원의 안정된 복지와 후생은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이에 아시아경제신문은 주요 12개 공제회의 기금 운용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분석해보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수십조원 공제회 자금이 객관적인 평가지표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기금의 주인인 조합원은 기금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조차 알 길이 없는 상황이다.

27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요 12개 공제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외부 전문평가사와 대체투자 공정가치 평가 계약을 맺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2개 공제회의 기금 자산은 43조원에 육박하는데 이 중 대체투자는 25%가량이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객관적인 수치로 투자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통상 외부 평가사에 공정가치 평가를 의뢰한다. 이를 통해 대체투자 현황이 어떻고 수익률은 어떤 수준인지 알 수 있다. 때문에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은 외부 평가사에 대체투자 공정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 주로 한국자산평가, KIS채권평가, NICE피앤아이 등 채권평가사가 업무를 맡고 있다.

공제회는 높은 보장 이자율을 감당하기 위해 올해 들어 앞다퉈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 왔다. 부동산,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연초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안에 대체투자에 1조9000억원을 신규투자해 비중을 27.8%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직원공제회의 대체투자 비중이 주식(13.7%)과 채권(24.3%)을 넘어서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공제회들은 이처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면서도 정작 중요한 공정가치 평가계약은 맺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시중 채권평가사에 공정가치 프레젠테이션(PT)을 받았지만 "아직은 공정가치를 받을 때가 아니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12개 공제회 중 외부 채권평가사와 채권지수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곳도 교직원공제회 한 곳에 불과했다. 채권평가사가 제공하는 채권지수는 벤치마크(BM)로 활용되는데, 이들 채권지수가 있어야만 조합원은 객관적인 기금 수익률을 알 수 있다. 교직원공제회도 채권평가사 1개사와 계약을 맺고 있어, 2~3개사에 채권지수를 받는 다른 연기금에 비해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공제회 기금운용에 대한 관리감독이 보다 철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 공제회는 특별법이나 법조문에 근거해 설립돼 정부의 세금 지원도 가능한 곳들이다. 예컨대 경찰공제회는 경찰공제회법, 군인공제회는 군인공제회법이 근거법이다. 여차하면 세금으로 기금 부실을 메워줄 수 있는데 반해 정부의 관리감독이 너무 허술한 셈이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체투자 초기단계로 전문성이나 관련 인프라가 미흡하다"며 "대체투자는 확대하되, 업계와 감독당국 모두 전문성과 인프라 확충 노력, 리스크관리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사대상 공제회는 건설근로자공제, 경찰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대한소방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한국교직원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건설공제조합, 노란우산공제회, 엔지니어링공제조합, 전문건설공제조합 등 12개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