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가 연내 예정했던 기업공개(IPO)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간에 막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아트는 25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크라이슬러 이사회가 상장 주관사들과 협의한 결과 올해 증시 재상장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번주 공모가 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까지 전해졌지만 거꾸로 일정 자체가 연기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피아트측은 내년 1분기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지만 정확한 상장일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번 IPO는 최대주주인 피아트의 뜻이 아니었다. 피아트측은 꾸준히 전미자동차노조 산하 퇴직자건강보험기금(VEBA)이 보유한 크라이슬러의 지분 41%를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지분 가치에 대해 좀처럼 타결을 이뤄내지 못한 가운데 크라이슬러가 IPO를 신청하며 몸값 올리기에 나선 것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IPO 중단이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최고경영자에게 VEBA와 협상할 여지를 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2007년 다임러벤츠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상장폐지 된 후 금융위기를 겪으며 도산위기에 처하자 피아트에 지분 58.5%를 넘겼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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