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국민은행 잇단 사고, 外風속 사람·조직이 만든 합작품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국민은행의 잇단 사고는 외풍(外風) 속에 사람과 조직이 만든 합작품이다. 2003년 정부가 보유 지분을 모두 내다 팔았지만, KB금융은 여전히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관치(官治) 민간기업'이다. 그 사이 실력보다 정무감각이 중요한 조직 문화가 생겼고, '자리 장사' 속에 고여 썩는 부위가 늘었다.


◆'관치 민간기업'=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를 보면, 9월 말 기준 KB금융의 최대주주는 9.24%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다. 그 밖에 뉴욕멜론은행(지분율 8.48%) 등 외국인의 지분이 절반 이상으로 정부 지분은 단 한 주도 없다. 그런데도 지주 회장은 늘 정권과 운명공동체였다.

과거 금융당국과 대립했던 황영기 전 지주회장은 선임 1년 만인 2009년 스스로 물러났다.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투자 손실을 빚은 문제로 중징계를 받은 뒤였다. 이어 강정원 전 행장이 금융당국의 반대 속에 지주 회장으로 내정됐지만, 당국의 고강도 검사 속에서 자진 사퇴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선 대통령의 측근인 어윤대 전 회장이 지주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뒤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언하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 정권 교체가 곧 퇴진이라는 걸 어 회장의 공언이 '공인'한 셈이다. 올해 7월엔 지주 사장을 지낸 임영록 회장이 취임했지만, 재정경제부 2차관 출신이라는 이력을 두고 관치 논란이 재연됐다. 금융권에선 이렇게 2~3년마다 경영진이 바뀌어 직원들을 속속들이 파악하지 못하고 인사를 낸다는 점 또한 사고를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력보다 정무감각=잦은 경영진 교체는 조직 문화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실력을 키우며 때를 기다리다간 외풍에 날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지주 회장이 바뀔 때마다 계열사 임원이 대폭 물갈이되다보니 취임 초 임원들의 기강잡기는 이내 수포로 돌아갔다.


그 사이 조직원들은 출신별로 줄을 서고 끌어주는 파벌문화를 만들었다. KB금융이나 우리금융처럼 여러 조직이 합병한 곳에선 인사철마다 몸살을 앓는다. 국민은행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이 은행장부터 임원ㆍ노조위원장까지 자리를 나눠가져야 뒤탈이 없다. 이른바 '자리 장사'다.


국민은행 내부에선 최근 1700억원대 부당대출이 이뤄진 도쿄지점의 지점장 자리도 통합 뒤 줄곧 옛 주택은행 출신이 차지해왔다고 수군거린다. 같은 라인에서 장기간 자리를 독점하다보니 근본적으로 견제가 불가능한 구조였다는 얘기다.


신임 임영록 지주 회장과 이건호 은행장이 강력한 경고를 보내며 '자리 나눠먹기의 뿌리를 뽑겠다'고 공언했지만, 관성이 만만치 않다.


◆고인물은 썩는다=이렇게 조직이 흔들릴 때 사각(死角)에선 새는 바가지가 생겼다. 자리 장사로 내부통제시스템이 멈추자 타락한 조직원이 활개를 쳤다.


수년간 90억원의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현금으로 바꿔간 본점 박모 차장 사건은 인사이동으로 새로 발령받은 창구 직원이 수상한 점을 발견해 내부 고발하면서 비로소 드러났다. 1700억원의 부당대출을 주도한 이 모 전 도쿄지점장 뒤에도 조직적 공모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내부통제시스템은 멈춘 지 오래였다.


이쯤 되면 일련의 사고는 "시스템 아닌 사람 문제"라던 국민은행의 설명은 설 곳이 없어진다. 2011년 3월부터 현재까지 감사를 맡고 있는 박동순 상임감사는 도쿄지점의 돈사고 직후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지만, 윤리의식이 떨어지는 개인이 지키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지만, 시스템 곳곳의 구멍은 설명할 길이 없다. 아울러 이런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내부통제 기능 강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우수 사례로 꼽았던 금감원도 낯이 뜨거운 입장이 됐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